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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론스타 사태의 전말

[참여연대사전]

등록|2022.10.17 17:06 수정|2022.10.17 17:06

▲ 참여연대 사전 ⓒ 참여사회

 
1. 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외국인 투자자와 피투자 국가 간 발생한 분쟁해결 절차

2. BIS자기자본비율
국제결제은행(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이 권고하는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0에 가까울수록 부실하다는 뜻. 한국은 1995년 말부터 은행의 BIS비율 8% 이상 유지를 의무화하고 있다.

3. 비금융주력자
은행법상 규제가 적용되는 동일인이 소유한 비금융회사 자본총액 합계액이 전체 자본의 25% 이상, 또는 그 자산총액 합계액이 2조 원 이상일 경우를 말함. 통상 산업자본으로 지칭됨.

2003년 금융당국은 은행법상 은산분리 조항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의 BIS비율 추정치가 6.16%로 부실이 예상된다며 사모펀드 론스타(Lonestar)의 외환은행 주식 취득(51%, 1.4조 원)을 승인했다. 이후 외환은행 BIS비율 추정치 조작 의혹 및 헐값 매각 논란이 일었고, 2006년 관련 모피아들이 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2010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된다. 당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외환은행에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허위 감자(減資)설을 유포하는 등 증권거래법 위반 협의로 2007년 기소돼, 2012년 2월 징역 3년 형이 확정된다.

인수 당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2005년 이후 론스타가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비금융주력자'였음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일본 골프장 130곳을 소유한 회사를 사들여, 그 자산가치가 2조 원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론스타는 은행법상 4%를 초과한 외환은행 보유 지분을 즉시 매각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당시 참여연대 등이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해당 여부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하자, 2008년 실시된 조사에서 론스타는 2006년 말 기준 일본 내 비금융 회사를 다수 소유한 사실을 보고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눈감아주었다. 그러다가 2011년 론스타의 자회사 PGM홀딩스가 일본 내 골프장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진 후에야 금융당국은 이를 시인한다. 금융감독원은 PGM홀딩스가 외환은행 주식 취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비금융 자회사라는 이유로, 론스타에 초과보유주식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론스타는 2007~2008년 HSBC, 2010~2011년 하나금융지주로의 외환은행 매각을 각각 시도하지만, 금융당국은 당시 진행 중이던 형사소송을 이유로 승인 심사를 계속 보류한다. 금융위원회는 2011년 10월 유회원 대표가 주가조작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난 후에야 론스타에 대주주 요건 충족 및 주식처분 명령을 내렸고, 한 달 뒤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체결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으로 남긴 차익은 약 4.6조 원에 달했다.

그리고 2012년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매각승인 지연 및 면세 혜택 없는 과세 조치가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에 약 6조원(46억 795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외환은행 매각 지연으로 매각 가격이 낮아져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민변은 론스타가 애초에 부적법한 투자자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두 차례나 심리 참관 신청서를 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지난 8월 31일,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론스타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약 3천억 원(2억 1,650만 달러) 및 최종 이자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론스타 사태는 은행 경영자로 부적절한 사모펀드가, 은행을 매수·매각하는 과정에 모피아가 결합하여 국민 혈세를 낭비한 매우 불행한 사건이다. 한국 정부가 ISDS에서 패소한 주요 원인에는 론스타와 유착한 정부 관계자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글 이지우 경제금융센터 활동가. 이 글은 참여연대 소식지 <월간참여사회> 2022년 10월호에 실립니다. 참여연대 회원가입 02-723-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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