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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 간 양산시의원들... "일정 중 절반 가량 관광지"

17~25일 미국 서부 방문 '외유성' 논란 ... 정의당 "출장 목적과 관련없는 관광지 방문, 왜?"

등록|2022.10.23 19:59 수정|2022.10.23 19:59

▲ 양산시의회 본회의. ⓒ 양산시의회


경남 양산시의회(의장 이종희)가 예산 8000여만 원을 들여 미국으로 '공무 국외 출장'을 실시하면서 '외유성' 논란을 빚고 있다.

정의당 양산시위원회 비대위(위원장 손용호)는 23일 낸 자료를 통해 "외유성 국회 출장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양산시의회는 "선진 폐기물 처리시설과 도시재생사업 등 공무 출장"이라고 반박했다.

양산시의회 전체 의원 19명 중 16명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25일까지 7박 9일 동안 미국으로 국외출장을 진행 중이다.

의원들의 행선지는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 시니어케어,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 샌프란시스코 하수처리장, 그랜드캐니언, 브라이스캐니언, 자이언캐니언,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으로 되어 있다.

정의당 양산시위원회는 "공무 국외 출장이 무조건 비난받을 일은 아니나, 양산시의회는 출장의 목적과 관련 없는 관광지 방문, 심의위원회를 들러리로 만드는 행정 등으로 인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의원들은 이번 국외출장 총 7박 9일의 일정 중 이동을 제외하면 절반에 가까운 3일 동안 관광지인 그랜드캐니언, 브라이스캐니언, 자이언캐니언,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지를 방문한다"며 "심의위원회도 이곳들을 방문하는 것이 그냥 관광임을 지적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정도의 자연환경을 방문하는 것이 양산시에 무슨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공무 국외 출장 심의와 관련해서도 "심의 회의록에 따르면 심의위원회 개최 시기에 이미 여행사에 계약을 하고 비용까지 지불했다. 심의위원회에서 반대할 시 위약금을 물어야 해 사실상 심의위원회를 요식행위에 도장 찍는 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며 "예산을 심의하고 심사하는 시의회가 정작 자신들을 위해 예산을 쓸 때는 심의하는 기구를 무력화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세금을 쓰면서 가는 국외출장이라면 제대로 계획을 세운 뒤 제대로 된 곳에 다녀오고, 제대로 의정활동에 반영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해외연수의 사전·사후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사전 통제로 공무국외여행심의위원회의 심사를 의무화했지만 심의위원 모집은 비공개이고, 선정된 심의위원이 누군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심의위원도 비공개... 시의원들, 출장 뒤 뭘 배웠고 어떻게 적용할지 보고해야" 

정의당은 "지난 시의회에서 심의위원이 누구인지 공개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심의위원회 회의의 투명성은 오히려 후퇴하였다"며 "사후 통제로 심의위원들도 대필 의혹을 제기하는 '연수보고서'만 달랑 내놓을 것이 아니라, 참가의원 전원의 연수보고서와 공개된 연수보고회 정도는 해야 이번 국외출장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온 16명의 시의원들은 이번 해외출장에서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 양산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소상히 보고하라. 시민들의 엄중한 시선이 양산시의회를 주목하고 있다."

양산시의회는 공무출장계획서에서 "미국의 선진 폐기물 처리시설과 도시재생사업, 노인복지정책 등과 관련된 시설 탐방과 비교 시찰을 통하여 그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 시 실정에 맞게 접목시켜 주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산시의회는 "미국의 선진 제도와 정책 비교시찰, 자료수집 등으로 양산시의 현안에 대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미국 서부지역 우수사례와 비교를 통해 양산시 정책의 미비점 개선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등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관광지 방문과 관련해서는 "세계 최고의 관광 인프라와 도시기반시설과 주민복지시설 방문‧시찰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이해와 견문을 높일 수 있는 계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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