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독도'가 하나뿐이라고?... "3개나 있답니다"
독도의 날 맞아 여수 여도중학교에서 강의한 안동립 동아지도 대표
▲ 24일, 여수 여도중학교 2학년 168명을 대상으로 독도 강의 중인 동아지도 대표 안동립씨 모습 ⓒ 오문수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맞아 '동아지도' 대표 안동립씨가 24일 여수 여도중학교(교장 허승호) 학생(2학년 168명)을 대상으로 독도 바로 알기 교육을 실시했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알리고,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제정을 기념하는 날이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이 공포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는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동립 대표가 독도사랑 강의 대상지로 여수를 택한 이유가 있다. 여수와 울릉도 독도는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거문도 인근 초도에는 주민들이 세운 돌비석 하나가 서있다.
기념비 아래에는 2007년 2월 28일에 발행된 <울릉군지> 내용과 초도와 거문도주민 115명이 울릉도에서 활동했던 기록이 있다. 기념비 왼쪽에는 바위섬, 독섬을 석도라는 명칭으로 광무황제(고종임금)가 1900년 10월 25일에 발표한 대한제국칙령 제41호가 붙어 있었다.
▲ 거문도 인근 초도에 세워진 비석모습. 기념비 아래에는 2007년 2월 28일에 발행된 <울릉군지> 내용과 초도와 거문도주민 115명이 울릉도에서 활동했던 기록이 있다. 기념비 왼쪽에는 '바위섬, 독섬을 석도라는 명칭으로 광무황제(고종임금)가 1900년 10월 25일에 발표한 대한제국칙령 제41호가 붙어있다 ⓒ 오문수
당시 초도와 거문도 사람들은 낡은 돛단배를 타고 바람과 해류를 이용해 울릉도까지 가서 새로운 배를 만들어 타고 해산물을 채취한 후 삼산면으로 귀환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독도가 '독도' '독섬'일까?
전남 곡성이 고향인 필자는 어릴적에 길가나 들판에 놓인 '돌'을 '독'으로만 알고 지내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독'의 표준말이 '돌'이라는 걸 알았다. 전라도에 살았던 옛 사람들은 '돌'을 '독'이라고 불렀고 울릉도에서 해산물을 채취하고 그곳에 정착했던 전라도 출신 사람들이 울릉도에서 보이는 돌섬을 '독섬' '독도'라고 불러 오늘에 이른 것이다.
지난 23일 여수로 내려와 필자와 함께 돌산도를 일주한 안동립 대표가 "선생님, 여수에도 독도가 있다는 걸 아세요? 그리고 그 위치가 어디인줄 아세요?"라며 돌산 금천항 인근에서 차를 세워달라고 했다.
▲ 안동립씨가 지도로 통해 보여준 여수 돌산도 금천항 앞바다에 있는 조그만 무인도 독도 모습 ⓒ 안동립
▲ 여수 돌산도 금천항 앞에 있는 독도 모습. ⓒ 오문수
차를 세워 바닷가에서 사진을 촬영한 금천항 인근 독도는 돌로 된 조그만 무인도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식민지로 삼기 위해 한반도 바다를 측량한 <조선반도지도>에 기록된 여수 금천항 앞바다 무인도는 '독도'로 기록돼 있었다.
그가 사진으로 보여준 또 다른 독도는 고흥 거금도 앞바다 오천항 인근에 있는 돌로 이뤄진 조그만 섬이다. 안동립 대표가 말했다.
▲ 고흥 거금도 앞에 있는 독도모습 ⓒ 안동립
"결국 박문영씨가 작사 작곡한 <독도는 우리 땅>의 가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내용 중 '외로운 섬 하나'라는 내용을 바꿔야 해요. '독도'는 큰 섬 2개에 부속도서 89개가 있는 섬으로 축구장 19개 크기를 가진 어마어마한 크기의 섬입니다. 대한민국에 독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3개나 있는 일반화된 섬이기도 합니다."
다시 24일, 강의 연단에 오른 안동립 대표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독도사랑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독사지도학회이사로 재직 중이던 2005년에 일본에서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해 국민들이 공분할 때 학회장님이 '말로만 흥분할 게 아니라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할 수 있는 팩트가 있느냐?'며 '우리가 나서자'고 촉구했어요"
안동립 대표가 학생들에게 "여러분 한국에 독도가 하나뿐인 게 아니고 3개나 된다는 걸 아세요?"라고 묻자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놀란 눈을 하며 서로 쳐다보던 학생들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독도 서도 최고봉을 '대한봉'이라고 이름 지은 안동립
독도 강의를 하던 중 독도에 대해 많은 퀴즈를 낸 안동립씨가 맞힌 학생들에게 선물한 건 그가 제작한 독도지도와 독도식생지도, 우리역사 지도 등 아홉 가지다. 그는 아파트 두 채를 팔아 80여 만부를 자비로 제작해 관심있는 분들에게 배부했고 남은 지도 중 일부를 가져와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 동아지도 대표 안동립씨가 자비로 제작해 공인된 독도지도. 안동립씨가 지도를 제작하기 전에는 제대로 된 독도지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 안동립
▲ 안동립씨가 90여일 동안 독도주민숙소에 머물며 독도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을 촬영한 독도식생사진. 독도에는 큰 돌섬 두개만 있는 줄 알지만 전혀 아니다 ⓒ 안동립
독도에 열정을 바친 그에게는 아픈 기억과 함께 영광스런 보답이 돌아왔다. 2007년 5월 11일 서도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 이름이 없어 '대한봉'이라 명명했던 그는 국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국가 허락 없이 마음대로 지명을 지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고통을 당하며 변호사비만 엄청나게 들었지만 보람도 생겼다. 승소해 지도 승인 법이 바뀌고 이후 대한봉이 공식 지명이 됐기 때문이다.
90일 동안 독도에 머물며 독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지도를 그린 그에게 국가로부터 보답이 왔다. 2020년에는 '국가기록관리를 통하여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2020.12.23.)을 받았다. 강의를 들은 2학년 2학년 유선미 학생의 소감이다.
"그동안 독도에 대해 많은 수업을 듣고 영상을 봐왔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았어요. 하지만 오늘 전문가분께서 직접 오셔서 자세한 사진과 지도를 가지고 설명을 해 주시니 집중도 잘 됐고, 이해가 잘 됐습니다. 특히 독도가 우리나라의 영토인 이유를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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