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사베이에서 직장인 돈을 연상하는 사진 검색 ⓒ 픽사베이
현실에 토대를 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돈과 같은 물질에 대한 욕망을 인정하는 것으로도 이어집니다.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최소한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해야 하고 그럴 때 여유 있는 삶이 가능합니다. 돈이 없다면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렇다 보면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미치게 친절한 철학》 중에서
뭐 꼭 부자가 되려고 직장에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돈처럼 은밀하게 다가오는 유혹이 있을까 싶다. 돈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데, 솔직히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겉으로 드러내느냐?' 아니면 '속으로 전전긍긍하느냐?' 그 차이가 아닐까?
<돈의 속성>에서 김승호 저자는 부자의 기준을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융자가 없는 본인 소유의 집이 있다. 융자 가득한 남편 소유의 집을 마련했다가 IMF(국제금융기금) 외환 위기 때 이자만 20% 이상 냈다. 그 빚을 갚느라 청춘은 사그라들었다. 집을 구매한 빚을 갚고 났더니 집을 담보로 또 빚을 지게 되었으니 첫 조건부터 탈락이다.
둘째는 한국 가구 월평균 소득 541만 1583원을 넘는 비근로 소득을 가진다. 세후 월급으로 500만원을 받으려면 연봉이 7-8천만원은 되어야 하는데 비근로 소득으로 500만원을 가진다니 월급쟁이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다. 부동산 소득이나 금융 소득으로 500만원을 벌려면 20억원이 넘는 자산이 있어야 한다고 하니 You Win. 부자는 점점 멀어진다.
세 번째는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욕망 억제 능력 소유자다. 흠 이건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저자는 이를 위해 자기 삶의 주체적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몸이 노동에서 자유롭게 벗어나도 수입이 나오고 정신과 생각이 자유로워서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즉, 육체와 정신 둘 다 자유를 얻은 사람이 부자라고 말한다. 모두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들 말하는데 바로 이런 상태를 의미한다.
헤겔에게 노동은 단순히 먹고사는 데 사용되는 힘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하고 문명을 성장시키는 근원적 활동이었습니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유를 실현합니다. - <미치게 친절한 철학> 중에서
큰돈은 아니지만 매달 월급을 받을 때면 감사하다. 내가 회사에 기여를 하고 그에 해당하는 보상을 돈으로 받으니 말이다. 문제는 다른 동료와 비교할 때 생겨난다. 월급도, 직급도, 승진도, 보상도, 세상 모든 게 타인과의 비교 때문이다. 현재 나는 정신과 생각이 자유롭고, 헤겔의 말처럼 노동으로 자유를 실천한다. 몸이 노동에서 자유롭게 벗어나면 수입은 없는 상태라 육체의 자유는 없다. 세 번째 조건은 반쪽만 충족하니 정신적 부자라고 주장하고 싶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여러분은 돈의 철학은 어떠한가? 여러분은 부자인가? 만일 경제적 자유가 보장된다면 일을 그만둘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자유를 위해 계속 노동할 것인가?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일과삶 브런치, 블로그와 뉴스레터에 동시 발행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