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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들끼리 다수의 공사 수의계약 주고받아

강릉시 오죽헌 시립박물관 소속... 도덕적 해이 심각

등록|2022.10.28 15:42 수정|2022.10.29 14:50

▲ 강원 강릉시 오죽헌 시립박물관 ⓒ 김남권


[기사수정 : 29일 오후 2시 51분]

'셀프공사'를 하는 수법으로 수의계약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강원 강릉시 시립박물관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강릉시 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이 읍면동 주민센터에도 개입해 다수의 수의계약을 따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강릉시 오죽헌 시립박물관 소속이었던 A씨(지난 6월 말 퇴직)와 동료 공무원들이 재직 시 관내 읍·면·동 수의계약에도 개입해 다수 공사를 수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현직 공무원 신분이었던 이들이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박물관 내부 공사에 직접 개입(셀프공사)해 수년간 수의계약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수의계약 해놓고 공무원들이 현장작업? 수상한 강릉 오죽헌박물관 )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현직 공무원 신분이었던 이들은 올 초 공무원 인맥을 통해 각 주민센터의 동장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여름철 예초작업 공사를 다수 수주했다. 특히 동장들은 이들이 공무원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맡겼다는 점에서 공무원법 위반은 물론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동장을 지냈던 한 현직 공무원은 <오마이뉴스>에 "당시 이들로부터 작업을 달라는 전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수의계약을 주는 게) 아닌 것 같아서 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6월 23일 송정동 주민센터가 G조경업체와 1980만 원에 수의계약한 '송정동 관내 하천변 산책로 환경정비' 사업은 A씨가 직접 담당 계장에게 부탁해 수주한 공사다. A씨는 하천변 산책로 예초 작업인 이 공사를 수주한 후 동료 공무원들을 동원해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정 업체를 내세워 수의계약 한 뒤 실제 작업은 모두 자신들이 직접 했다.

A씨에게 공사를 맡겼던 동장은 "업체보다 일을 잘해서 맡겼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같이 근무를 한 적이 없어서 A씨를 직접 알지는 못했지만, 같이 근무했던 우리 직원이 '아주 잘한다'고 소개를 해서 일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A씨가 현직 공무원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퇴직한 줄 알았다. 실수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들이 공무원 신분을 이용해 사실상 개인사업을 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6월 11일 강릉시가 공사비 5800만 원에 K업체와 수의계약 한 '오죽헌 한복 체험관 제작' 공사에서 A씨는 자신의 돈으로 자재를 구입하고 제작까지 모두 도맡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당시 공사를 할 때 A씨는 자기가 현금으로 모든 자재를 구입했고 계약 업체는 지붕만 만들어서 가져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자재를 직접 구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업체가 (자재를 구입할) 돈이 부족해 내가 도와주는 차원에서 구입한 것을 오해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해당 업체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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