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이슬아도, 조앤롤링도 아니지만... 매일 아침 쓰겠습니다

[쓰는 존재] 글쓰기 챌린지 첫째날

등록|2022.10.29 19:38 수정|2022.10.29 19:38

글쓰기 챌린지 Day1프로 작심삼일러여서 자신은 없지만 이 글로인해 하루라도 더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전유미


'갓생'을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넘쳐 나는 챌린지의 시대, 나는 매일 아침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언제든 리부팅만 하면 새로운 생명을 얻어 무수히 재도전을 할 수 있는 게임 세상처럼 안 되면 다시,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에는 눈앞에 놓인 삶도, 흘려보낸 시간도 만만치가 않아서, 어떻게든 내가 가진 능력으로 내 앞에 닥쳐오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해 온 일도, 잘할 수 있는 일도 읽고 쓰고 말하기여서, 그냥 덤벼 보기로 했다.

아무리 모든 시민이 기자라고 여기는 <오마이뉴스>이지만, 기사를 챌린지로 쓰는 사람도 있었을까? 모르겠지만, 나는 돈을 벌어야 하고 마음이 아픈 아이와 함께 지내야 하고 무엇보다 나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히 다지는 일을 해야 하므로 어떻게든 매일 아침 글을 쓸 것이다.

주제는 책과 교육에 관한 경험과 생각들이 될 텐데,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은 그림책을 찾고, 아이에게 별점과 한 줄 평을 맡긴 후 나오는 이야기와 나의 리뷰가 한 축을 이루고, 느닷없이 우울증에 빠져서 교실 수업을 거부하기 시작한 아이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아 읽게 되는 교육서와 심리서, 그리고 일상에서 위안을 얻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절거리게 될 것 같다.

루틴은 바라는 무언가를 몸에 새기는 과정이다.

나에게는 이슬아의 오기에 가까운 성실함도, 조앤 롤링의 폭발하는 상상력도 없지만 하루키처럼 살고 싶었으므로, 그냥 매일 아침 글을 쓰고 달리는 그의 일상의 부분을 오늘 내 일상에 집어넣기로 했다. 비록 그가 아이를 키웠다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거나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닮고 싶어하던 모습도 그건 아니었으니까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매일 아침 도서관 일반열람실에서 글을 쓰고, 어린이서가에 들러 그림책을 살피고 빌려 아이에게 가져다주며 별점과 한 줄 평을 부탁할 것이다. 아이가 협조를 잘 해주면 좋겠지만 아니면 아닌대로 또 무언가 이야깃거리는 나오지 않을까. 일단은 2022년이 끝나는 날까지, 해보기로 한다.

내일 당장,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일단 시작해본다.

- 구립도서관 제1열람실 111번 좌석에서 첫 글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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