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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편성, '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 발목 잡았다

[TV 리뷰]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이쯤되면 연말 시상식 대상 1순위

등록|2022.10.31 15:16 수정|2022.10.31 15:17

▲ 지난 29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 KBS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 변호사(남궁민 분)가 이주영 변호사(이청아 분)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내며 점차 사건의 중심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 29일 방영된 <천원짜리 변호사>에선 성공적으로 사무장(박진우)의 중고차 사기 피해를 해결한 직후 사무실을 찾아온 의문의 사나이 차민철(권혁범 분)과 만난 천변호사의 범인 찾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과거 이주영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자수한 인물이 진범이 아니라고 확신한 천 변호사는 그를 구치소에서 접견하면서 "그때 지하철에서 (이)주영이 그렇게 만든거 당신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자신이 한 게 아니라고 자백한 그의 말을 들은 천 변호사는 "얼굴 봤냐. 그 사람 얼굴 기억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 이에 자수한 인물은 "사진을 보면 알 것 같다"고 대답한다.

​때마침 의문의 남성이 사무실을 찾아와 사건 수임을 의뢰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드러났다. 진범이 언젠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천 변호사는 사나이의 눈매에서 당시 사건 범인의 기운을 느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의 주민등록증을 복사해보니 사진 부분만 검게 인쇄가 된 것이었다. 황급히 그를 뒤쫓아 나갔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고 인근 가게 CCTV에도 정확히 모습이 담기지 않았다. 범인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비자금 연루 인사들의 연이은 죽음​
 

▲ 지난 29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 KBS


한편 검찰에서는 JQ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인물들의 연이은 죽음에 의문을 품고 조사에 착수한다. 상부에선 자살이 분명한 사건에 쓸데없이 시간 허비한다고 서둘러 종결을 지시한다. 이에 일단 중단을 표명했지만 은밀히 내사를 진행하던 나예진 검사(공민정 분), 서민혁 검사(최대훈 분)는 CCTV 조사 등을 통해 의문의 대포차 한 대를 찾아내고 수사망을 좁혀 나간다.

이 과정에서 검찰 역시 간발의 차이로 용의자 차민철을 놓치게 되지만 이들 역시 점차 사건의 중심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불법 도박장 탐문 조사를 통해 천 변호사, 검찰 등은 각각 JQ그룹 VIP 파티에 들어가 보기로 결정한다. 각자 흩어져 현장에서 용의자를 찾아 나선 가운데 천 변호사는 법무법인 백의 대표 백현무(이덕화 분)에게 90도로 공손히 인사하는 차민철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배후에는 백현무가 관련된 것일까? 아니면 파티가 열리기 전 차민철이 충성을 다짐하던 또 다른 의문의 인물일까? 과거 백에서 나오려고 했던 이주영의 말을 기억한 천 변호사는 주체할 수 없는 복수심에 사로 잡혀 칼을 쥔 채 서둘러 차민철에게 다가가면서 이날 10회의 내용은 마무리되었다.

코믹과 복수극의 절묘한 줄타기... "남궁민은 또 남궁민했다"​
 

▲ 지난 29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 SBS


이날 <천원짜리 변호사> 10회에서는 감정의 변화가 극심하게 이뤄진다.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을 죽인 범인을 간발의 차이로 놓친 천 변호사가 마침내 피의 복수를 실행에 옮기려는 장면과 사설 도박장 속 코믹한 분위기 등 180도 다른 분위기가 같은 회차에 담겨 있다.

자칫 시청자 입장에선 서로 판이하게 다른 극의 전개에 혼란스러움을 느낄 법도 했지만 이를 중간에서 완충시켜준 건 전적으로 극중 천 변호사의 감정선을 적절히 조절한 남궁민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스릴러 -> 코미디 -> 다시 스릴러로 1시간 남짓한 방영 시간 동안 다양한 변주가 이뤄지는 <천원짜리 변호사>는 그런 점에서 "남궁민은 또 남궁민했다"라는 말이 절로 감탄사처럼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스꽝스러운 행동도 서슴지 않던 천 변호사로선 스스로에 대한 절제력만큼은 잃지 않고 여태껏 버텨왔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낸 순간 그도 결국 감정이 폭발하고 만다. ​캐릭터의 적절한 해석 속에 각 장면 마다 보이는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천 변호사는 시청자들의 든든한 응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쯤 되면 올해 연말 연기대상 1순위로 남궁민을 거론하는 게 결코 때 이른 소리가 아닐 것이다.

종영 앞두고 연이은 주1회 축소 방영...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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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 SBS


이제 <천원짜리 변호사>의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빠르게 치닫고 있다. 그런데 일부 시청자들은 다소 이해 안 되는 방영 상황에 반발하고 있기도 하다. 당초 예정된 14회에서 2회분을 줄인 12회로 종영한다는 점과 더불어 막판 4회분(9~12회)은 아예 주 1회 토요일 방송되는 부분이다. 막판에 도달해서 줄어든 분량에 맞추다 보니 이야기의 힘이 급격히 빠져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8회 이후 한 회 차를 쉬고 그간의 주요 내용을 축약한 '스페셜' 방영,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중계로 인한 결방을 감안하더라도 <천원짜리 변호사>의 잇단 단축 방영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식의 운영은 인기가 높지 않고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에 흔히 적용되던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되려 폭발적인 인기 드라마라면 하루 결방이 이뤄지더라도 다음날 2회분을 몰아서 방송하는 게 그동안 방송사들의 관행이었다.

'스피드한 전개와 완성도 높은 전개'를 위해서라는 방송국 측 해명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여전히 물음표가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주 2회 방송을 기분 좋게 시청하던 입장에서 막판 4주간 주 1회 방영 진행은 납득이 잘 되지 않는 대목이다. 막판 모든 힘을 쏟아부어도 부족한 마당에 현재의 <천원짜리 변호사> 오락가락 편성은 통쾌한 활약을 펼쳐야 할 천 변호사의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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