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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고·사망자 아닌 참사·희생자로 표현해야"

민주당 이재명·박홍근·서은숙 등 합동분향소 명칭 비판... 정부 입장은?

등록|2022.11.01 16:26 수정|2022.11.01 16:55

▲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가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됐다. ⓒ 소중한


이태원 압사 참사에서 정부·지자체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놓고 논란이 인다. 야당은 정부가 참사·희생자라는 말을 고의로 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고·사망자'라는 말은 사태를 축소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정부, 지자체 합동분향소 표현 논란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156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수습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급하지 않은 행사의 연기, 공무원 연가 자제, 검은색 리본 착용 등 후속 조처가 이어졌다. 서울시청 광장, 부산시청 1층 등에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0월 31일부터 이틀째 조문객을 받고 있다.

지자체에 따르면 이러한 조처는 모두 행정안전부 방침에 근거한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10월 30일 관련 공문, 업무 연락이 왔다. 이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추모 대처가 정부의 지침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야당은 '사망자·사고'라는 표현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1일 오전 부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서은숙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국민 안전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껴야 할 고위공직자들이 책임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진상규명을 강조한 서 위원장은 "사고가 아니라 '참사', 사망자가 아니라 '희생자'라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시당도 별도 성명에서 "(윤석열 정부가) 단순 사고로 몰아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부산시당은 "관계 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로 규정했다.
 

조문록 작성하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원인, 책임과 관련" vs. "중립적 표현 필요"

민주당 지도부 역시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정책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다, 참사가 아니라 사고다, 공문들을 내려보내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 사건을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며 "근조 글자가 없는 검은 리본을 쓰라는 지침까지 내려 행정력을 소모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희생자, 참사라는 표현을 분명하게 사용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며 이태원 압사 참사를 "안일한 행정 미흡으로 발생한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로 규정했다. 그는 "도대체 정부란 무엇이고, 시민의 삶과 안전을 위해 존재해야 할 행정은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립적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사망자, 희생자 표현에 대한 논란 질문에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책임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립적인 용어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사망자와 부상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가해자, 책임 부분이 명확하게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희생자라든가 피해자 이렇게 용어를 쓴다"고 현재 상황이 그러한 단계가 아니란 점을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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