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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미술관'으로 지역소멸에 맞서다

[미술관 열전] 청양터미널갤러리 - 청양군청 작은미술관

등록|2022.11.03 15:48 수정|2022.11.03 15:48
 

▲ 현재 청양터미널갤러리에서는 채정옥 개인전 ‘나의’가 진행, 버스이용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방관식


그동안 인구 3만의 작은 지자체인 청양군에서 미술관 운운하는 것은 사치였다. 인구감소로 인해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 까닭이다. 하지만 청양군은 변화를 선택했다.

문화와 예술로 지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역발상을 통해 미술에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청양터미널갤러리가 지난해 4월 물꼬를 텄다. 그리고 3개월 후에는 청양군청에 작은 미술관이 개관했다.
 

▲ 강봉수 문화체육관광과장은 “작은 규모의 미술관이지만 알차게 운영해 군민들에게 삶의 여유와 활기를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방관식


좁은 터미널과 군청 휴게공간에 그림 몇 점 건 것을 가지고 유난을 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역의 화가와 주민 등 청양사람들의 절실함이 배어있는 두 미술관이 갖는 의미는 타 지역의 어떤 근사한 미술관보다 크다.

일단 이곳에는 미술관 특유의 문턱이란 것이 없다. 문화적 갈증을 느끼는 주민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화가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지역 화가들에게 활짝 문을 개방한 것이다.
 

▲ ‘청산 이용철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청양군청 작은미술관 전경 ⓒ 방관식


아무리 좋은 작품도 관객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은 청양의 화가들은 거창하고 근엄하게 보이려는 콧대를 버렸다. 그러자 주민들이 일상으로 파고들어온 미술작품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고, 청양의 변화는 시작됐다.

검소한 모양새를 한 청양터미널갤러리와 작은 미술관이지만 앞으로의 포부는 무척이나 웅대하다. ▲사회적 가치 실현 ▲문화소외 사각지대 해소 ▲주민참여기회 확대 ▲지역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구축 등 민관협업을 통해 지역을 재생하는 첫 출발점으로 삼을 심산이다.

최근에는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2022년 지역문화대상 우수지자체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것이다.
 

▲ 청양터미널갤러리 우제권 관장은 “청양이 작고 낙후한 도시지만 문화와 예술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대도시와 견줘도 손색없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역이 살길은 문화와 예술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방관식


'그려 봐유, 청양!'을 구호로 내세운 청양시외버스터미널 갤러리 사업을 추진해 터미널 이용객과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 인정을 받았다.

지금껏 그래왔듯 두 미술관은 앞으로도 언제나 주민 곁에 있으려고 한다. 더 나아가 미술관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청양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이 아주 엉뚱한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나갈 계획이다.

깊어가는 가을 청양터미널갤러리와 청양군청 작은 미술관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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