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율 20% 후반대 고착... 지지층 위협하는 요소들
[김봉신의 여론감각] 이태원 참사 어떤 영향 미칠까... 북한-경제도 변수
▲ 한국갤럽, 윤 대통령 국정 긍/부정 평가한국갤럽이 11월 4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서 긍정률은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9%로 나타났다. ⓒ 한국갤럽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 긍정률은 지난주 대비 오차범위 내에서 1%p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최근 5주 동안엔 29% → 28% → 27% → 30% → 29%의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오차범위 내에서 3%p 상승해 오랜만에 30%선에 닿은 이후 다시 미세하게 하락, 마치 상승 반전 직전 꺽인 듯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20% 후반대에 고착됐다고 본다.
1%p가 하락했다고 해서 무엇이 크게 바뀐 것으로 보긴 어렵다. 오차범위 내에서 횡보한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그렇지만 인구 특성 집단별로도 확인해보니, 국정 긍정률은 서울에서는 6%p 상승, 인천·경기에선 7%p 하락했다.
필자는 여기에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서울에서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모두 반영된 것이 아닐 수 있겠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30대에서 7%p 하락, 70대 이상에서 8%p 하락, 전업주부에서 8%p 하락, 무직·은퇴·기타에서 7%p 하락, 보수에서 6%p 하락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윤석열 대통령 긍정 평가자 다수 분포 인구 집단에서 오차범위 내이지만 미세한 하락세가 포착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두 가지 문제제기를 해볼 수가 있다. 첫째, 이태원 참사에 대해 보수 성향자 혹은 윤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것인가. 둘째, 오차범위 내이지만 5%p 이상 하락하고 있는 집단을 구성하는 유권자의 다른 속성에 의한 영향이 큰 것인가.
만일 전자라면, 즉 이태원 참사로 인해 고정 지지자의 지지세가 흔들린다면 향후 크게 긍정평가가 하락할 수 있는 전조라고 봐야 한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긍정률이 하방압력을 꾸준히 받으면서 버티다가 20%p가 2주만에 사라진 경험을 본다면 그럴 가능성이 없진 않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추모 위령법회'에 참석한 뒤 합장을 한 채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 권우성
그렇지만, 필자는 다른 영향도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난 3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의 국정 긍정률을 떠올리면 조금 실마리가 분명해진다. 2주 전 31%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긍정률이 11월 1주(10월 31일, 11월 1~2일) 조사결과 동률인 31%를 기록했다. 그런데 세부 인구 특성 집단 중 경제적 상위 계층 내에서 12%p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서 필자는 '김진태발 금융위기' 우려감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한국갤럽 조사결과에도 경제 관련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후속 질문 중에서 '정부 출범 6개월 분야별 정책 평가'에서 경제는 21%의 긍정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교육(17%)과 인사(19%) 다음으로 적은 긍정률이다. 국정 긍정률 29%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전히 하방압력이 강한 상황
▲ 케이스탯, 정부 정책 만족도2022년 10월 케이스탯 사회지표조사에서는 '정부 정책 만족도'를 발표했다. 케이스탯의 조사 이래 첫 10%대인 19%로 나타나 주목됐다. ⓒ 케이스탯
그런데 대통령실이 마냥 안심만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현재 정부를 향한 국민 다수의 따가운 시선은 케이스탯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케이스탯의 월례 사회지표조사(2022년 10월)에 포함된 '정부 정책 만족도' 결과를 보자.
케이스탯은 "조사 이래 첫 10%대"라고 밝히고 있다. 도표 내의 수치로도 가장 낮지만, 2022년 6월 41% 대비 4개월 만에 22%p 하락했다는 점에서도 놀랍다. 정부 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5명 중 1명 수준으로서 국정 효능감이 거의 사라진 수준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가능하다. 기대감의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전망이 뒤따른다.
같은 조사에서 정부 신뢰도는 24%였고, '불신한다'는 응답이 76%이다. 경제 방향성 항목에서도 '잘못된 방향'이 76%로 다수다. 현재 정부에 대한 민심을 호감 우세로 반전시킬 수 있는 단초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11월 1주)에 포함된 '정부 출범 6개월 분야별 정책 평가'를 보면, 국정 긍정률 29%에 못 미치는 분야가 여럿 보인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교육 17%, 공직자 인사 19%, 경제 21%, 외교 25%, 복지 27%로 나타나 다양한 분야에서 국정 수행 긍정률에도 못 미친다. 지난 정부와 비교 우위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던 부동산은 31%로 긍정률과 큰 차이가 없고, 전쟁 공포감마저 불러 일으키는 대 북한 정책도 33%라면 국정 긍정률 견인 효과는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여기에 김진태발 금융위기 우려감, 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에 뒤따를 한국은행 금리 인상 예상은 경제 위기 공포로 커질 수 있다. 다가오는 경제 위기에 글로벌 환경 탓만을 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태원 압사 참사가 있다. 견고하다는 콘크리트 지지층도 하방압력을 가중하는 여러 악재의 무게가 더해지면 일순간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했다.
국민은 참사 전 부터 꾸준히 '안전'을 외치고 있었다
필자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점은 하방압력을 가중하는 여러 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왜 상방압력으로 작용해줄 수 있는 상승 반전의 모멘텀을 발견하지 못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렇게 하방압력이 거세질 것 같다면, 상방압력의 원천을 발견해 상쇄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으로서는 남북 긴장고조 외에는 발견하기 어렵다. 또는 원색적 색깔론을 자극하는 "빨갱이" "김일성주의자"라는 공격 정도다.
앞서 이런 이념적 공격이 긍정률 제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조사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또한, 다수 국민의 경제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진영 소속감이 덜한 중도 성향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하기 어렵다.
게다가 전쟁과 경제라는 큰 두 가지 문제에 앞서, 우선 국가의 존재감은 '안전' 문제에 있다. 만일 다음의 조사결과에서 정부 관계자가 우리 국민의 욕구를 제대로 읽었더라면, 사실 이태원 참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을 수도 있겠다.
▲ 한국리서치, 예산편성 증액 필요 부문한국리서치가 8월 26~29일 조사한 결과, 2023년 정부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야 중 1위는 '재난안전'이었다. ⓒ 한국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일 발표한 '여론 속의 여론'엔 독특한 주제가 담겨 있다. 2023년 예산에서 증액해야 할 분야이다. 놀랍게도 재난안전이 '늘려야 한다'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받았다. 조사 시기는 '8월'로 기록돼 있다. 보고서에 왜 이리 늦게 반영됐는지 아쉬울 뿐이다.
국민은 이미 외치고 있었다. 재난안전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말이다. 위의 한국리서치 조사가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상승 반전의 모멘텀이 재난안전과 인구 문제에 있다고.
물론 위 조사결과가 이태원 참사 직후 공개됐으니, 가슴이 아플 정도로 아쉽다. 더 빨리 공개돼 정부 당국자가 알았다면, 누군가 한 명은 국민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런 외침은 한국리서치만 감지했던 것이 아니다. 다음의 전국지표조사를 보자.
▲ 전국지표조사, 분야별 안전 인식10월 1주 전국지표조사에서는 분야별 안전 인식을 다뤘다. 산업현장과 대형사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보라. ⓒ 전국지표조사
2022년 10월 1주(3~5일)에 조사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의 결과엔 분야별 안전 인식이 포함됐다. 산업 현장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응답이 과반이다. 2년 전 대비 이번 정부 들어 크게 부정 응답이 많아진 결과다. 최근 SPC 등 노동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이미 국민적 불안감으로 나타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아래 대형사고로부터의 안전성에서도 불안감은 커지고 있었다. 2년 전 대비 6%p 더 많아져 절반보다 조금 더 많다. 이번 정부 출범 후에 불안감이 더 확산되고 있었다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국민 다수는 안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안전·경제·전쟁 등 국가의 존재 의미가 절실한 영역에서 국민은 '곁에 있어 달라고' 외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과연 이번 정부에서 국민의 외침에 귀를 기울였는지는 되짚어 봐야 한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번 정부의 인사가 모두 자유롭다고 하기 어렵다. 이태원 참사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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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11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11월 1~3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0.4%
[전국지표조사(11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 조사기간: 10월 31일 ~ 11월 2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 조사방식: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6.0%
[전국지표조사(10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 조사기간: 10월 3~5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 조사방식: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5.5%
더 자세한 사항은 각 기관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십시오.
다음은 여심위 규제 대상 조사가 아닙니다.
[케이스탯 2022년 10월 사회지표 여론조사]
https://blog.naver.com/kstatresearch/222904569969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https://hrcopinion.co.kr/archives/24788
덧붙이는 글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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