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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따기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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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따기 초급 ⓒ 이재환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얼마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만끽하지 못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할 일은 해야 합니다. 시골에서는 감을 따는 일도 소소한 일상 중 하나입니다. 필자의 고향집에도 감이 제빛을 내며 잘 익었습니다.
부지런한 누군가는 이미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 옵니다. 하지만 2년전 이맘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비어 있는 고향집에는 제법 잘 익은 감이 나무에 매달려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잔 가지를 잘라주며 감을 따야해, 그래야 다음해 새순에서 감이 나오는 거야."
고수의 조언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은둔 고수의 은혜로운 가르침을 군소리 없이 따라 봅니다. 잔가지를 자르자 장애물이 없어져서 그런지 감을 따는 것이 한결 수월해 집니다. 내년에도 새로운 가지에서 또다른 감이 열릴 것이란 기대도 생깁니다.
누군가는 "요즘 감을 누가 먹어"라며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을 따서 이웃과 나누며 나눔의 즐거울을 느끼고 수확의 기쁨도 잠시 누려 봅니다. 도구를 써도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는 감은 까치들의 겨울 식량으로 남겨 둡니다. 예전에는 이를 까치밥이라고 불렸죠.
지금까지 초보의 '별거 없는 감따기 기술'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골 고향집에 열린 감의 모습.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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