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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사랑한 판화가 작품, NFT로 재탄생하다

김준권 화백 '산운'과 '또 다른 일상' 등 10편 출시... "새로운 일상, 또 다른 일상"

등록|2022.11.07 10:18 수정|2022.11.07 10:18

▲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40년간 목판화에 집중해온 김준권 화백의 작품 10점이 NFT(Non-Fungible Token : 대체불가능한 토큰)로 출시됐다. ⓒ 충북인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랑한 판화가.
2018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장식한 작가.
민중미술 목판화가.


판화가 김준권 화백에게 따라붙는 대표적인 수식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40년간 목판화에 집중해온 김준권 화백의 작품 10점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로 출시됐다.

NTF로 출시된 김 화백의 작품은 총 10점이다. 산의 노래, 이 산 저 산, 산의 노래 2, 섬진 2, 산운, 꽃비-첫사랑, 이 붉은 산하에, 자작나무 아래-가을, 자작나무 아래-여름 등이다. 각각의 작품은 10개 한정으로 발행됐다.

코잼엔에프티 주식회사와 김준권 화백이 손잡고 출시한 NFT 작품은 지난 9월 27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진천군립새거판화미술관 '김준권-WALKING THE MOTHERLAND'에서 선보이고 있다.

NFT는 각 토큰에 고유한 값이 부여되어 있어 다른 것으로 대체 할 수 없다. 이 기술을 적용한 예술작품은 복제가 불가능하고 원본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희소성이 보장되는 만큼 오프라인의 예술작품처럼 높은 경제적 가치가 부여된다.

김준권 화백이 말하는 NFT
 

▲ 김준권 화백의 뒤편에 NFT로 출시된 ‘꽃비-첫사랑’이 보인다. ⓒ 충북인뉴스


김준권 화백은 자신의 작품을 NFT로 발행하게 된 것에 대해 "새로운 일상, 또 다른 일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온라인을 가상세계로 알고 있었다. 현실세계가 있고 가상세계가 있는 식으로"라며 "최근에 블록체인 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달랐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또 다른 세계라고 말 하더라. 메타버스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일상', '또 다른 일상'이 하나 있다는 것"이라며 "내가 지금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들이 또 다른 일상이라고 하는 공간에서도 똑같이 진행이 될 것이란 말에 끌렸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일상의 공간. 메타버스라고 하는 세상에 들어갈 것이다. 내가 유저가 돼 그곳에서 관객들과 대화할 것"이라며 "현재는 오프라인과 배제되지 않고 연동해 있는 만큼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준권 화백은 누구

한국 판화의 대가로 불리는 김 화백은 뛰어난 작품과 함께 이채로운 삶의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홍익대 미대 75학번인 김 화백은 1984년 중학교 교사로 교직에 발을 디뎠다. 1985년 '한국미술 20대의 힘전'이라는 참여작가 전시회에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가 압수를 당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1989년에는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해직됐다. 1991년 명지대 강경대 학생 사망사건 당시 걸개그림도 김 화백이 그렸다.

진천에 정착한 김 화백은 진천의 자연을 배경삼아 그림을 그렸다. 복사꽃 핀 진천을 담아 '꽃비'라는 작품을 남겼고 대숲 가득 부는 바람을 그렸다.

김 화백의 연구소 인근에는 진천 생거판화미술관이 있다. 이 전시관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판화작품만 전시하는 전문 미술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준권 화백

김준권 화백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청주 상당공원에 세우려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석' 그림을 맡았다. 현재 추모석은 청주시 문의면 마동창작마을에 전시돼 있다.

김 화백은 노 전 대통령과 오래된 인연을 갖고 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절 젊은 정치인과 민중 판화가로 첫 대면을 했다. 당시 김 화백은 전국민미협 사무국장을 맡고 있었다.

1990년대 초에는 노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지만 연거푸 국회위원 선거에서 낙마했을 때, 그는 작은 힘을 보탰다. 노 전 대통령이 지방자치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방분권에 대한 초안을 짤 때 지지와 후원을 한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노 전 대통령은 김준권 판화가의 전시회가 열리면 늘 잊지 않고 화환을 보내왔다고 한다. 재임 기간에는 청와대 로비에 김준권 판화가의 작품을 구매해 전시하기도 했다. 봉하마을에도 김준권 판화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3개의 작품을 헌정했다. 5.23 노무현, 5.29 노무현, 7.10 노무현 등이다. 서거한 날, 장례를 치른 날, 그리고 49제를 기리며 작업한 것이다.
 

▲ 2018년 판문점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장면.  뒤에 김준권 화백의 작품 '산운'이 설치돼 있다. ⓒ 충북인뉴스


김준권 화백은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으로 유명세를 더했다.

김준권 화백의 작품 '산운'은 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평화의 집 1층 방명록 서명 장소 뒤쪽에 전시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작품을 배경으로 방명록에 서명했다. 특히 방명록에 서명하는 장면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악수를 나누는 장면과 소나무회담 장면과 함께 정상회담 3대 장면으로 꼽히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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