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현충원 인근에서 만난 후투티 ⓒ 이경호
1996년 처음 새를 보기 시작했다. 당시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가장 빠르게 오는 여름철새 중 하나가 후투티라고 배웠다. 2월이면 찾아와 번식지를 찾는데 생김새가 특이하다. 머리에 화려한 관우(머리에 난 깃털)를 펴면 인디언 추장 모습을 닮아 인디언 추장새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긴 부리와 흑백의 날개는 후투티를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주기도 한다.
과거 농경지에서 후투티가 흔하게 땅강아지와 오디를 먹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디를 많이 먹는다 하여 오디새, 두엄 근처에서 땅강아지 등의 곤충을 먹는다고 해서 일부 지역에서는 '똥새'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특이한 생김새 만큼이나 이름이 많은 종이다.
대전 일부지역에서도 월동하는 후투티를 만 날 수 있다. 지난 7일 대전현충원 등에서 후투티를 만났다. 기후변화가 만들어낸 환경이 후투티 등 조류들의 생태적 리듬 변화를 가속화하는 듯하다.
후투티를 겨울에 만날 수 있으니 탐조인들에게는 좋은 일일 있다. 눈이 내린 곳에서 후투티 사진도 남길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구에게는 매우 나쁜 신호가 아닐까.
겨울철 점점 늘어가는 여름철새는 후투티 뿐만 아니다. 백로는 이제는 1년 연중 만날 수 있다. 거기에 물총새 등 다양한 새들이 겨울에 남하하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겨울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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