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 모임을 제안합니다"
다수 공익사건 변론 맡아 온 양홍석 변호사 "함께 모여 이야기하자는 취지"
▲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두고 간 국화꽃과 추모 메시지가 놓여있다. ⓒ 유성호
"(참사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 있었는데, 다음 날까지도 아이가 어디로 왔는지 설명도 안 해주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도 안 해줬다고... 전반적으로 그런 것들이 설명이 안 된 거죠. 언제 구조됐고, 어떻게 후송됐고, 언제 병원에 도착했는데 어떻게 사망했다... 이런 것은 기본인데."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들의 모임을 제안한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8일 제안 배경을 설명하며 모임을 부탁한 한 희생자 가족의 '답답함'을 전했다. 참사 발생 열흘이 지난 시점까지도 정부로부터 "참사의 원인, 대응과정,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도 많다"는 호소였다.
▲ 양홍석 변호사 페이스북 ⓒ 양홍석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양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함께 정부 측으로부터 (여러 참사 경위와 필요 사항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필요한 것 같아서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참사가 나면 (정부 측에서)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아무도 (저를 찾아온) 가족 분들에게 설명을 안 해주셨더라"면서 답답한 마음에 오셨는데, 일단 가족분들이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가 모임을 제안하며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린 논의 사항은 ▲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구조 활동, 병원 후송 경위 ▲ 참사 발생 원인 및 참사 수습 과정에 대한 설명 ▲ 향후 수습 및 지원에 필요한 사항 ▲ 정부 측에 대한 요청 사항 ▲ 법적 대응을 위한 검토 등이다. 참가를 원하는 가족은 양 변호사의 연락처와 이메일을 통해 참석을 문의할 수 있다. 모임은 오는 11일 오후 2시께 비공개 형태로 서울 지역의 한 공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양 변호사는 이태원 참사 이후 형사 사건 수사가 함께 진행 중인 만큼, 희생자 가족들이 피해 당사자로서 수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대응은 단순히 소송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부 측에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참사를 수습하도록 요청하는 것도 법적 대응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 변호사는 SNS 선거운동 위헌 사건 및 표현의 자유 관련 소송, 촛불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등 다수의 공익 사건 변론을 맡아왔다. 지난 8월 참여연대를 탈퇴하기 이전까지는 공익법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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