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자체, 보행약자 이동권 개선 여전히 뒷전
보행자의날 돌아왔지만... 장애인·시민단체 "지적사안 개선율 34% 불과"
▲ 열세 번째 보행자의 날이 돌아왔지만, 부산지역 지자체의 보행환경 문제 개선율은 34%에 불과하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진입하기 어려운 기초지자체의 출입구. ⓒ 김보성
열세 번째 보행자의 날을 맞아 부산시청 앞에선 "보행권을 보장하라"라는 보행 약자들의 구호가 이어졌다. 부산의 장애인·시민단체가 지자체 주변의 열악한 보행환경을 조사해 개선을 요구했지만, 이행률이 3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0일 부산시청 광장에 모인 부산뇌성마비부모회,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부산광역시협회, 부산장애인생활시설협회, 부산참여연대, 사회복지연대 등 10여 개 단체는 "부산시, 16개 구·군이 공공시설 주변 등의 보행환경 개선에 즉각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보행권의 부각으로 부산시는 지난 2019년 9월 부산시민 보행권리장전을 제정했다. 인간 생활의 기본권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보행의 권리를 보장받고, 보행로는 어디든 연결돼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장전은 아직 말뿐인 상황이다. 기자회견 참가 단체가 공개한 지난 9월~10월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작년 보행환경의 문제가 지적됐던 부산시 16개 구·군 주변 100건 중 개선은 34건에 그쳤다.
보도의 턱이 높거나 폭이 좁고, 점자블록이 파손된 사례가 대부분인데 방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장군·동구·서구·수영구·해운대구의 개선율은 10% 미만이었다. 다른 사안에 묻혀 문제 해결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뜻이다.
보행권에 대해선 부산시 인권위원회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6·1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부산시인권위는 "장애인들의 공공시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부산시가 구·군과 함께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수립, 집행하라"라고 제안했다.
▲ 부산뇌성마비부모회, 부산참여연대, 사회복지연대 등 10여 개 단체가 보행자의날을 맞아 부산시와 16개 구군에 보행권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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