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버스 이용자라면 한번은 보았을 이것

창 밖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등록|2022.11.12 17:07 수정|2022.11.12 17:07

▲ 같은 번호의 버스가 지나가는 순간 ⓒ 박나림


버스는 이제 우리와 한 몸이나 다름없다. 출근을 할 때, 학교를 갈 때, 놀러갈 때, 한번이라도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가.

당신이 가장 선호하는 버스 좌석은 어디인가? 버스를 타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있는, 기사님 뒷쪽에 위치한 좌석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좌석을 선호한다.

여느 때처럼 그 좌석에 앉아 버스를 타고 일정을 소화하러 갈 때였다. 버스 안에서는 대부분 노래를 들으며 스마트폰으로 SNS를 이용했었다.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창 밖을 일절 보지 않았다.

그날따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데 멀미가 나서 노래만 들으며 창밖을 보며 가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창밖을 보면서 가니 그동안 몰랐던 동네에 있는 가게들, 새롭게 심어진 나무들과 꽃들까지도 보였다. 또 원래 있던 가게는 없어지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온 것도 알게 되었다.

마침 같은 번호의 버스가 반대편 차도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신호를 기다리던 기사님이 반대편 차도의 같은 번호 버스 기사에세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내가 타고 있는 기사님만 인사하신 줄 알았는데 상대 버스 기사님도 같이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이 너무 재밌었다. 그 두 분만 친하셔서 인사를 하는 줄 알았다. 근데 반대편에서 왔던 같은 번호 버스 그 한 대만이 아닌, 다른 번호의 버스 기자님들도 이처럼 인사를 했다. 이를 보니 버스 기사님들끼리의 연대가 느껴지기도 하고, 기사님들끼리 인사를 하며 졸음을 깨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보는 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였다.

그 후로, 내가 탔던 번호의 버스만 그런 걸까 싶어서 다른 번호의 버스 기사님들도 관찰하기 시작했다. 물론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게 말이다. 관찰한 결과, 다른 번호의 기사님들끼리도 인사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았더니 새로운 동네의 모습도 보이고,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까지 찾게 되었다. 이후 버스에서 스마트폰 이용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달라진 모습을 찾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경을 목격하니 즐겁고 재밌고 기대감까지 생기게 되었다. 이런 게 소확행인가 보다.

당신도 이러한 소확행을 찾으며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하길 바란다. 또 보지 못한 당신이라면 기사님 뒷쪽 자리에 앉아 기사님들을 관찰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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