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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이태원 173-7번지 거리에 섰습니다

[3D 인터랙티브 재구성] 이태원 압사 참사, 그 거리

등록|2022.11.17 05:20 수정|2022.12.20 01:04

▲ 14일 오후 이태원압사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해밀턴호텔 일대 골목의 통제가 풀려 추모의 글과 꽃이 놓여 있고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이희훈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 이태원 173-7번지 일대.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158명이 사망(11월 15일 오후 6시 기준, 외국인 사망자 26명) 했습니다. 부상자는 196명입니다. 사상 최악의 압사 참사 앞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무능하고 무책임했습니다.

경찰청장-행안부 장관-국무총리-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보고체계'는 무너졌습니다. 첫 대응은 안일했고, 책임자는 '책임'을 방기했습니다(관련 기사 : 이태원 참사 '책임자' 7인의 행적, '빼박'입니다).

게다가 각종 실언으로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던 책임자들은 경찰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기 몇 시간 전 갑작스레 사과를 내놨습니다(관련 기사 : 꼿꼿했던 허리 숙여진 날, 윤석열 정부의 '입' 타임라인).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냐"라고 언론에 밝혀 분노를 유발했습니다. 참사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과 국민정서를 살피지 않는 정부 당국자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우리는 다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173-7번지에 섭니다.

그 거리에 서서 이번 압사 참사의 본질에 대해 다시 묻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이 거리에서부터 시작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인터랙티브로 제작됐습니다. 오마이뉴스로 오시면 3D인터랙티브 기사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omn.kr/21m34 )
 

▲ 10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골목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 173-7번지 일대입니다.

10월 29일 오후 6시 34분 '압사'당할 것 같다며, 한 시민이 112에 신고 전화를 했습니다. (관련 기사 : 사고 4시간 전 112 첫 신고 "'그 골목' 압사당할 것 같아요")

그 이후로도 '인원 통제 필요', '위험한 상황', '대형사고 직전',이라며 112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93건 이상 있었지만, 경찰은 제때 오지 않았습니다.
 

▲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지난 10월 28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3년만의 마스크 없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됐습니다. 10월 29일 밤 해밀톤 호텔 주변 생활인구 빅데이타에 따르면 1만8000여 명이 운집했습니다.

세계음식문화거리 인근 업소들은 인도에까지 부스를 설치하고, 불법점유해 폭 4미터의 도로는 더 좁아졌습니다.

가로세로 1미터, 1제곱미터에 5명이 모이면 '혼잡'하다고 느껴집니다.

10명이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당시 16명이 이상이 모였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제되고 있는 이태원 참사 현장10월 30일 오전, 압사 참사가 난 이태원 골목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 곽우신


해밀톤 호텔 비상 출입구는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비상 출입문이 열려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거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인도는 4미터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해밀톤 호텔에서 가벽을 설치하면서 도로폭은 3.2미터로 줄어들었습니다.

가벽이 없었다면 도로는 통행이 훨씬 수월했을 것입니다.
 

▲ 지난 2020년 10월 30일,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용산구청 관계자들이 매장 운영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7년에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2만 4000여 명이 모였음에도 사고가 없었습니다. 더 적은 인파가 모였어도,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통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참사로 이어진 비극.
 

▲ 핼러윈 축제가 열리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0월 29일 밤 10시22분경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구급대원들이 참사 현장 부근 임시 안치소에서 사망자를 이송하는 가운데, 많은 구급대원들이 사망자 이송을 위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 권우성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만이 미래의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그래야만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억울함을 위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앞으로 희생자의 이야기, 생존자의 이야기(관련 기사 :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기록입니다.
 

▲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두고 간 국화꽃과 추모 메시지가 놓여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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