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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윤 대통령 출근길 문답, 오늘부로 중단"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 원인 지목...비서관·MBC 기자 설전 겨냥, 재발 방지 마련 언급

등록|2022.11.21 09:08 수정|2022.11.21 09:52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기사 보강: 21일 오전 9시 40분]

대통령실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면서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발생한 MBC 기자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의 언쟁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MBC 기자들을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해 "MBC는 국가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 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 윤 대통령 "MBC 동맹관계 이간질, 가짜뉴스로 '악의적 행태' 보여" ).

대통령실이 거론한 "불미스러운 사태", 'MBC 기자 설전' 겨냥

현장에 있던 MBC 기자가, 문답 직후 자리를 이동하는 윤 대통령에게 '취재의 어떤 부분이 악의적이라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지만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고 그대로 집무실로 올라갔다. 이후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과 MBC 기자 사이에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같은 날 대통령실은 이재명 부대변인 명의로 별도의 서면브리핑을 내고,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에 대한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 출근길, MBC 기자 질문에 대한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도어스테핑 당시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면서 10가지 항목을 악의적 보도의 근거로 나열했다. 이 부대변인은 항목마다 "(이런 이유로 MBC보도는) 악의적"이라고 하나하나 적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20일에는 출근길 문답 장소인 용산 대통령실 1층 로비에 '보안상의 이유'로 가벽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출근길 문답 장소에 '가벽' 설치하는 대통령실, 왜? ).

그동안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기자실이 있는 1층 복도를 오가며 출입문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구조였는데, 가림막이 설치되면서 이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현재는 대통령실 청사) 1층이 완전 오픈돼 있어서,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도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에 (가벽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가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당시 '이기정 비서관과 MBC 출입기자 간 벌어졌던 공개 설전이 관련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직접 연관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는 다만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며 "그런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윤 대통령이)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0일 취임한 윤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인 5월 11일 첫 출근길 문답을 했다. 이날부터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발표한 21일까지 194일 동안 총 61회 출근길 문답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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