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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바이오 허브 과연 청사진대로 가고 있나

대기업-중소기업 시너지 불분명, 주거 도시에 공장 증축으로 환경문제 가능성

등록|2022.11.22 12:18 수정|2022.11.23 16:30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에 고용 창출과 해외 기업 유치 등을 낙관하며 최근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시켰다. 하지만 일각에선 바이오 제약 대형 업체와 중소 업체들 간의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주거 환경문제 대응도 미온적이라 바이오 산업단지의 청사진이 제대로 구현될 지 불확실해 보인다.

고용 창출 우려와 중소 입주기업 세제감면 혜택 요구

송도에 입주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상장 대기업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큰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다른 입주 기업들의 실적은 변변치 못한 게 사실. 클러스터 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시너지가 과연 나타나고 있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입주 중소 기업들은 세제 혜택을 바라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지난 7월 국세청과의 간담회에서 세금 감면 혜택과 범위 확대를 요구했다. 이성만 인천경제자유구역서비스 대표에 따르면 인천경제청 주관 분기 간담회에서도 중소 바이오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요구가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중소기업이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갖춘 바이오 제약 대형기업과의 협업이 이뤄질지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구체적이지도 않고 오리무중이라는 게 이성만 대표의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신상철 박사는 "바이오 업종이 여타 다른 업종 보다 특별함을 강조해 일반세제 혜택을 뛰어 넘는 특별법 수준의 적용도 있을 수 있으나, 연구 성과물을 낸 이후 결과를 갖고 세제 감면 혜택을 건의 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바이오 허브 청사진엔 바이오 캠퍼스로 교육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하지만 생산라인에선 단순 노동이 주를 이뤄 언젠가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될 우려도 있다.

주거도시에 바이오 공장 증축...과연 기업 친화적인가

바이오 제약 업체 관계자들은 공장을 증축해도 환경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송도국제도시는 10여 년 전쯤 영국 BBC 발간 과학기술 매거진에서 최첨단 정보기술과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 미래 도시로 소개될 정도였다. 게다가 인하대 항공우주융합캠퍼스에서 송도 수도권 미세먼지 연구관리센터를 개소해 미세먼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익명의 한 송도 주민은 "앞으로 바이오 제약 공장들이 송도 여기저기 생기고 가동된다고 하는데, 아파트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 환경이 보장될 수 있겠는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성만 대표는 송도국제도시가 아파트 중심 주거지역으로 조성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입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바이오 공장 가동을 늘리기보다, 바이오 신약 개발 등의 연구단지가 더 어울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도국제도시가 과연 기업에 친화적이냐도 살펴봐야 한다. 부동산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는 토지 조성원가를 타 지역 보다 낮게 책정하여 공급한데다가, 공항이 가까워 물류 이동 등 수출이 용이하고 인재 인력을 고용하기도 원활하다"며 "바이오 중소기업에도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겠냐"는 낙관론을 드러냈다. 기업 경영에 친화적인 환경으로 변모하려는 정책과 유치 노력 결과로 기업들이 여느 때보다 더 송도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송도 입주 사업자별 실태조사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고, 앞으로도 송도국제도시로 바이오 제약 상장기업들이 더 입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표한 '인천 지역 바이오산업의 특징 및 시사점' 조사보고서에선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는 ▲ 소수의 중소벤처기업과 불리한 창업 여건 ▲ 미흡한 산학연의 연계활동 ▲ 바이오산업의 낮은 경쟁력 등과 함께 부족한 정부 지원의 문제를 안고 있어 고도화된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은 낮은 법인세율 등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적 여건으로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성공했다며, 송도 바이오산업의 성급한 청사진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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