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성수 붐비면, '신사동' 가세요... 소금빵 먹으러
서울 은평구 '라이언 베이커', 동네 입소문 난 커피·베이커리 맛집
▲ 라이언 베이커 ⓒ 라이언 베이커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소금빵 맛집이 생겼다. 맛있는 빵뿐만 아니라 친절하게 맞아주고 손님과 눈을 맞추는 직원들이 있어 이 곳을 찾을 때마다 늘 환대받는 느낌이 든다.
라이언 베이커(Lion Baker)는 지난 8월 증산로17길 22-1 1층에 문을 열었다.
라이언 베이커 장석원 대표는 어떤 생각으로 베이커리 카페를 열게 됐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재건축 예정지에 지은 빵집, 무조건 잘 될 것 같았다"
- 빵집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동료 세 명과 함께 올해 초부터 베이커리 매장을 직접 해보자고 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초기 자본금이 많지 않았지만 빚지고 싶지도 않아서 집을 팔고 월세를 계약해버렸어요. 지난 5월 말 퇴사 이후 7, 8월쯤 오픈할 생각으로 6월초부터 은평구를 시작으로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어요. 더 나아가 강남구, 관악구, 동작구 등도 돌아봤는데 저희는 이곳에서 가능성을 봤어요. 아직 많은 콘텐츠가 들어가 있는 카페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정말 막연하게 소금빵 하나로 일등하면 우리 넷이 못 먹고 살겠냐고 입을 모았어요. 저는 유동 인구가 너무 노출된 곳을 좋아하지 않아요. 숨겨진 조각(hidden piece)이란 단어를 좋아해요. 많이 노출되지 않고 손님들이 직접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마침 빵집 건물은 아치형 건물 외관이 마음에 들었지만 증산로17길은 재건축 예정지이고 마을버스가 들어오고부터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뜸한 것 같다고 주변에서는 만류했어요. 그러나 무슨 느낌인지 몰라도 '무조건 잘 될 거다, 무조건 계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착한 임대인을 만나 임대료 혜택도 받았고 10평쯤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어요."
▲ 라이언 베이커 내부 모습 ⓒ 라이언 베이커
- 카페를 열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우리가 가장 자신 있는 게 뭘까, 그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다, 빵에 집중하자고 멤버들과 뜻을 모았어요. 인테리어 디자인 쪽에 비용을 안 쓰다 보니 셀프 인테리어를 했고 제 감성으로 인테리어 소품을 채워 넣었어요. 클래식하고 모던한 단순함, 힘 있는 인테리어로 꾸몄고 무조건 빵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홀에 놓인 의자나 테이블은 불편하지만 카페는 굉장히 잘 되고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무엇보다 품질에 신경 썼고 포장도 성의 있게 하려고 합니다. 무거운 빵을 밑으로 하고 소금빵 하나하나를 낱개 봉투로 싸서 포장해요. 이동해도 빵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요. 수분이 날아갈 것 같은 빵은 자르지 않은 채로 포장하고 손님이 원할 경우에만 잘라서 포장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빵 마감 할인율이 세다고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는데요, 처음에는 아쉽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효과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어요. 손님들은 '마감 할인 때 저렴하게 팔아줘서 고맙다, 이곳은 신선한 빵만 파는구나, 동네 주민들한테 혜택을 주는구나'라고들 말씀하세요. 저녁 6시 이후 매장에 50~60팀이 방문하는데요, 빵을 버리지 않게 해주는 손님들 덕분에 빵집 이미지도 좋아졌습니다."
- 소금빵이 자주 완판 됐다고요?
"소금빵은 오리지널, 마늘, 후추, 명란감태 소금빵 네 종류를 팔고 있어요. 초반에는 소금빵이 다 팔려버려서 저녁에는 빵 진열대가 텅텅 비었어요. 베이커리 추가 인력을 채용해서 저녁에도 소금빵을 드실 수 있게 해 이젠 늦은 시간에도 소금빵을 팔 수 있게 됐습니다."
- 베이커리 카페인데 커피가 정말 맛있어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일본에서 2~3년, 강릉에서 3~4년 배웠던 터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하지만 베이커리 카페이다 보니 커피에 중심을 두고 싶지 않았어요. 카페를 열 때 커피로스터 선생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면서 '8년 정도 커피를 했으니까 커피를 놓지 마라'고 말씀하셨어요. 1년 정도 쓴 커피머신을 그분한테 넘겨받았고 지인 분한테 커피 비품이나 기물도 저렴하게 사거나 물려받아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소금빵은 물론 커피가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라는 칭찬을 들으면 보람을 느껴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은평구를 방문하면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라이언 베이커요'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매장 2~3곳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아직 갈증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빵을 만들어보고 시도하고 도전해보는 거죠. 잠시 휘청거릴 순 있겠지만, 무조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 라이언 베이커에서 만들고 있는 빵 ⓒ 라이언 베이커
김혜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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