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예산안, 이재명 '서민감세안' 승부수... 국힘 '시큰둥'
이재명 "예산 증액 어려우므로 '서민 감세' 주력하자"... 성일종 "형량 규모나 신경써라" 조롱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법인세 인하' 등을 두고 여야간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뒤 처음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서민 감세안'을 제안하며 새로운 출구 찾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우리 원내에서는 지금까지는 주로 법인세에 대한 '초부자 감세'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고, 반면으로 이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라며 "이 노력을 좀 더 확대해서 저는 다른 분야에 우리 국민의 서민 생계에 도움이 될 만한 감세안들을 추가로 좀 더 만들자"라고 제안했다.
그는 "'어차피 제3의 원안 통과냐, 준예산이냐, 아니면 새로운 수정안이냐'라고 할 때 이 수정안의 내용을 좀 더 풍족하게 만드는 차원이다"라며 "지금 시간이 좀 있다고 하니까 서민 감세안을 조금 어렵겠지만 만들어서 한꺼번에 처리했으면 하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우 어렵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어차피 시간이 늦어지고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원안 통과냐, 준예산이냐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3의 안을 만든다면 지출 예산을, 서민 예산을 늘리는 게 불가능하다"라며 "서민 감세안이라도 좀 최대로 많이 만들어서 서민의 삶을 지켜내고, 이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은 이 대표의 제안을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연 해임건의안 통과 규탄대회가 끝난 뒤 이 대표의 '서민 감세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인이 이득을 보면 법인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에게 이득 배당이 되는 것이고 종업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인데 그런 교조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힌 것 같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역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심지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는 '예산 규모'에는 신경 끄고 본인 '형량 규모'에나 신경쓰시기 바란다"라고 조롱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서민 감세안'에 대해 "이재명 대표님께서는 협상에 직접 참여하신 것도 아니시면서 서민팔이 그만하시기 바란다"라며 "서민 예산은 정부 예산안에 이미 많이 반영되어 있으니,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세 인하를 주장한 그는 "지금 이재명 대표께서 신경쓰셔야 하는 부분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 규모가 아니라 본인의 '형량 규모'일 것이다"라며 "안그래도 머릿속이 복잡하실텐데 잘 알지도 못하는 예산안 규모 걱정은 그만 하시고, 본인의 형량 규모 걱정이나 하시기 바란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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