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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참사 희생자 어머니의 울분 "아이들 억울함 풀어야"

[유족 첫 기자회견 발언 전문 - 고 김인홍] "아닌 것 아니라고 하는 세상 왔으면"

등록|2022.12.15 14:04 수정|2022.12.17 15:35

어머니의 울분 "아이들 억울함 풀어야"|故 김인홍씨. ⓒ 소중한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고 김인홍(오스트리아 국적)씨의 어머니는 지난 11월 22일 참사 후 첫 기자회견에서 "꼭 우리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김씨 어머니 발언의 전문이다.

"저는 이 자리에 오게끔 용기를 준 우리 아들 김인홍의 엄마입니다. 오스트리아 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아픔, 슬픔을 유가족 분들께서 힘겹게 이겨내고 계시죠? 저도 가슴에 묻은 아들을 데리고 곧 비엔나로 갑니다.

나의 아들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연세어학당에 공부하러 왔다가 이태원에서 희생당했습니다. 저는 30년을 비엔나에 살았습니다. 외국인이란 신분으로 참 외로운 삶을 살았죠. 외국인이라고 외면당하지 않게 애들을 키워왔습니다. 항상 '예스(Yes)'와 '노(No)'를 확실히 가르쳤어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요.

우리 아들을 보내며 가장 힘든 것은 나라를 이끄시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제가 여기 참석한 것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랍니다.

병원에서 사망 시간을 틀리게 써서 (그걸 고치려면) 외국인이기에 공증을 받아야 하는데 퇴짜를 당했습니다. 그 서류가 해결되는 데 6일이 걸렸는데도 사과 한 마디가 없어서 제 아들을 데리고 가서 사과를 받았습니다. 이젠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아들의 장례식이 비엔나에서 있어 저는 가야만 합니다.

저는 비엔나에 가서 일하겠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우리 외국인들을 위해서라도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힘 내셔서 꼭, 꼭 우리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지난 11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묵념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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