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최강야구' 박용택 감독대행 선임... 웃음과 승리로 화답한 선수단

[TV 리뷰] JTBC <최강야구> 이승엽 공백 메우며 첫 승... 예능과 승부의 절묘한 조화

등록|2022.12.20 11:01 수정|2022.12.20 11:01

▲ 지난 19일 방영된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강 몬스터즈가 고교 강호 부산고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 17승(5패)을 달성했다. 19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에서 몬스터즈는 선발 투수 오주원의 5이닝 1실점 호투, 1번타자 최수현의 맹타, 상대 수비진 실책 등에 힘입어 6대 1 완승을 거뒀다. 앞선 부산고 1차전을 끝으로 이승엽 감독이 떠난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제작진은 몬스터즈 소속 선수 중 최고참인 박용택을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경기 진행에 앞서 전날 밤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박용택과 만남을 가진 장시원 PD는 "시즌 중에 감독님 이적 사태가 발생했어요. 그래서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건 박용택 감독 대행 체제..."라고 말을 꺼낸다. 이에 박용택은 "프로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나오네..."라며 웃음 반, 부담 반의 자세를 내비친다.

"그래도 해야죠. 우리는 이겨야 합니다"라는 말로 대행직을 수락한 박용택에게 제작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라인업을 기재하는 종이를 건네면서 박용택 감독 대행에게 임무를 부여한다. "내일 만약 지면 오만 욕 다 들으실 겁니다"라는 엄포(?)를 늘어놓는 장 PD에게 박 감독 대행은"감사합니다. 좋은 선물 주셔서..."라고 화답한다.

파격 라인업 등장... 경기 직전 유쾌한 입씨름
 

▲ 지난 19일 방영된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은 저마다 새 감독에 대한 추측을 하면서 이날 경기 전부터 시끌벅적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심수창, 오세훈 트레이너 등의 이름을 농담 삼아 주고 받던 선수들은 "도대체 누가 오길래..."라는 반응 속에 신임 감독의 등장에 대해 궁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장 PD가 단장 겸 감독 하는 건 아니겠지?"라며 화기애해한 분위기를 이어간 선수들은 박용택 대행 선임을 발표하자 잠시 조용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하지만 "오더 발표하겠다"는 박 대행의 말이 이어지기가 무섭게 곳곳에서 원성이 자자해졌다. 시작부터 반기(?)를 든 정근우, 유희관의 입담 속에 "팀 사정을 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바꾸겠다"는 말에 선수들은 환호성까지 터뜨렸다.

​이에 아랑곳 없이 박 대행은 미리 준비한 선발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감독 임무 수행에 나섰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를 중견수로 투입했고 4번타자 자리엔 이홍구, 선발 투수로는 줄곧 구원 등판만 했던 오주원을 낙점하는 등 상당히 파격적인 구성으로 부산고와의 2차전이자 자신의 감독 대행 첫 경기를 임하게 된 것이다.

월등한 기량차... 매서운 맛 보여준 몬스터즈​
 

▲ 지난 19일 방영된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이날 경기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1-2번 타자로 기용된 최수현과 정근우가 연속 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이홍구의 적시타, 상대 수비 실책, 정의윤 적시타로 몬스터즈는 1회초 대거 3득점에 성공했다. 부산고는 에이스 성영탁을 선발 투수로 기용하면서 기선 제압을 시도했지만 수많은 카메라와 관중들 앞에서 긴장한 탓인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1회말 안타와 볼넷 등을 묶어 2사 1-2루 위기를 맞이한 오주원은 관록의 투구로 실점없이 이닝을 끝마쳤다. 그러자 곧바로 추가 점수를 얻게 되었다.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된 최수현이 이번엔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3루타로 누상에 진출했고 정근우는 좌중간 가르는 2루타와 수비 송구 실책을 틈 타 또 다시 3루에 안착했다.

​계속 이어진 득점 기회에서 이홍구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더 얻으며 5대 0을 만들었다. 결국 최종 스코어 6대 1로 완벽한 몬스터즈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부산고와의 시합을 마지막으로 작별하게 된 류현인(KT 입단)을 위해 선수단은 친필 사인 방망이를 선물로 증정하며 프로에서의 성공을 기원했다.

긴장감 대신 웃음 넘친 그라운드... 예능으로의 귀환(?)
 

▲ 지난 19일 방영된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그동안 <최강야구>는 분명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승리를 해야하는 목표 때문에 여타 스포츠 경기 이상의 진지함이 늘 뒤따랐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살짝 달랐다. 상대적으로 기량 차이가 있는 팀과의 경기인데다 감독의 부재는 모처럼 경기 시작 전 긴장감 대신 웃음꽃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감독 대행 선임에 대해 선수단이 집단 반발(?)을 하고 이에 신임 대행은 선발 명단 제외, 포지션 강제 변경 등으로 응수하는 등 실제 경기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이와 같은 티키타카식 케미에 힘입어 경기 시작 전 몬스터스 팀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웃느라 정신 차릴 수 없는 광경을 연출했다. 덕분에 이번 방영분 만큼은 "진짜 예능 맞네"라는 반응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즐거운 시간은 딱 여기까지였다.

경기 시작과 더불어 방금 전까지 선배들과 장난치며 즐거움을 만끽하던 정근우는 악바리 플레이로 기선을 제압했고 상당 시간 구원투수로만 활약했던 오주원은 신인왕 출신 답게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유튜버 활동, 예능 출연 멤버들이 다수 속해있는 만큼 재미를 추구해야 하는 순간과 진지함이 필요한 상황을 확실하게 구분지어 방송에 임한 덕분에 이번 방영분은 승부와 예능, 2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 "프로란 이런 것이다"라는 점을 몸소 증명해낸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