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박근혜 때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10~20만원도 안나" 거짓
[팩트체크] 통계청 수치상 임금격차, 2013년 111만원... 국힘 홈페이지에 내용 수정 "착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증 대상] "박근혜 때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10만~20만원도 안 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3대 개혁' 중 1순위로 꼽으면서 집권여당 국민의힘 역시 노동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노동조합 회계감사자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 법적 자격 보유자로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위 '노조 깜깜이 회계방지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근혜 정부 때 제 기억으로는 5년 동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10만~20만 원 차이도 안 났는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임금격차가 30만~40만 원으로 늘어났다. 2022년 초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160만 원 정도 됐다. 그렇게 보더라도 문재인 정권 5년의 임금 격차가 훨씬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국민공감> 두 번째 공부 모임 주요내용 [보도자료]' 중. 2022.12.21.)
이 발언은 과거 보수 정부 때는 정규직-비정규직간 임금격차가 상당히 작았다는 것으로 소득주도성장이 결국 두 고용형태간 임금 차이를 늘려놔 민생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다.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검증했다.
[검증 내용] 통계청이 발표한 격차 '2013년, 111만 8000원'
정부가 발표하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현황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데이터는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통상 매년 6~7월 발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통상 매년 10~11월 발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21일 발언 중 올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간 임금격차가 160만 원이라고 말한 것을 봤을 때,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월 25일 발표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데이터를 인용했다. 통계청은 올해 6~8월의 월평균임금을 파악해보니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가 159만 9000원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수많은 언론이 "역대 최대"라는 설명으로 이 내용을 보도했다.
역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속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 추이는 어떨까.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를 아우르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확인했다. 매년 6~8월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한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아래와 같다.
2013년 111만8000원
2014년 115만1000원
2015년 122만9000원
2016년 130만1000원 (이상 박근혜 정부)
2017년 127만8000원
2018년 136만5000원
2019년 143만6000원
2020년 152만3000원
2021년 156만7000원 (이상 문재인 정부)
2022년 159만9000원
▲ 2013~2022년 6~8월 전체 임금노동자-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임금 비교표. 통계청 데이터 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한시적(기간제, 비기간제) 비정규직과 시간제, 비전형 노동자를 모두 포함돼 있다. ⓒ 통계청 데이터 정리
이 데이터만 살펴봐도 박근혜 정부 때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10만~20만 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 기간(2013~2016)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는 평균 119만 9750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기간(2017~2021)의 평균값은 143만 3800원이었다.
그렇다면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데이터는 어떨까. 고용노동부의 2013년~2021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 속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는 아래와 같다.
2013년 119만4000원
2014년 139만3000원
2015년 182만2000원
2016년 183만8000원 (이상 박근혜 정부)
2017년 185만7000원
2018년 192만2000원
2019년 196만9000원
2020년 207만3000원
2021년 211만4000원 (이상 문재인 정부)
▲ 2013년~2021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 전체 임금노동자-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월임금총액(6월 기준) 비교표. ⓒ 김지현
고용노동부의 데이터를 살펴봐도 박근혜 정부 때 두 고용형태간 임금격차가 "10만~20만 원"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에도 "30만~40만 원" 격차가 나지도 않았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연도인 2016년은 격차가 183만 8000원이었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연도인 2021년은 211만 4000원으로 격차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검증결과] 거짓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인용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는 기간의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는 2013년 111만 8000원으로 시작해, 2021년 156만 7000원으로 점차 확대돼 2022년에는 159만 9000원인 것을 알 수 있다.
정 비대위원장이 짚은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점점 더 커치고 있다'는 경향성은 사실에 부합한다. 다만 이를 설명함에 있어 과거 박근혜 정부 시기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를 상당히 크게 축소해 발언한 것이다. 이런 점을 종합해 "박근혜 정부 때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10만~20만 원도 안 됐다"는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거짓으로 판정한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실 관계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서실에서 자료를 전달할 때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상) '백만 원' 단위를 빠트리는 착오가 있었다"라며 "비대위원장은 임금격차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홈페이지 보도자료 내용을 수정했다.
▲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박근혜 정부 때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가 10만~20만 원도 안 됐다" 등의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오마이뉴스>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 후 수정했다(본문 내 음영 넣은 부분). ⓒ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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