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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조수진 "유승민, 깨끗하게 당에서 나가주면 좋겠다"

전당대회 앞두고 유승민 향한 친윤계 견제 거세져... "차라리 민주당에서 영입해라"

등록|2022.12.28 09:57 수정|2022.12.28 10:14

▲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 ⓒ 공동취재사진


"저는 차라리 깨끗하게 나가줬으면 좋겠다." - 조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비윤(윤석열 대통령)'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탈당 요구까지 공개적으로 나왔다. 수석 최고위원 시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여러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는 조수진 의원은 2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승민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보다도 훨씬 더 이상한 식으로 대통령을 공격하잖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국민의힘은 일반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당심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기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민심에서 우위를 보이는 데 반해 당심에서는 기세가 약한 편이다. 이번 당헌·당규 개정이 사실상 유승민 전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차단하고, 용산의 '윤심'이 당의 '그립'을 더욱 강하게 쥐려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의원 역시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이다. 내년 3월에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의 견제도 이처럼 거세지고 있다.

"우리 당은 친윤, 한 사람 빼고 비윤이 어디 있느냐?"

조수진 의원은 "지금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분들 중에서 한 명 빼고는 다 친윤"이라면서 "우리 당은 친윤이다. 대통령이 당선된 지 6개월밖에 안 됐는데 반윤이 어디 있고 비윤이 어디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는 당권주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가 당내 소수파인 점을 부각한 셈이다.

그는 유 전 의원이 결국 '불출마' 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왜냐하면 선거라는 것은 당선될 가능성이 있어야 된다"라며 "지난번에 경기도지사 경선 때 룰이 (당심과 민심이) 5:5였다. 5:5에서도 졌는데 10:0이면 더 크게 진다"라는 지적이었다.

조 의원은 "이번에 질 게 뻔한데 나온다? 그렇다면 정치인으로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라며 "어떻게 보면 정치 인생이 끝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오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끝이다. 지금 나오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라며 "1년 뒤에는 총선이라는 무대가 있지 않느냐?"라고도 덧붙였다. 관점에 따라 불출마를 '종용'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는 또한 "유승민 전 대표든 이준석 전 대표든 그렇게 훌륭하면 영입해라. 어차피 이재명 대표 물러나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될 텐데 인물 없지 않냐? 영입해라"라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제안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 민주당 의원들은 "아, 우리도 골치 아프다"라고 반응한다고도 전했다. 결국 "그런 분들(유승민·이준석 등)은 (소속 정당에) 너무나 리스크가 크다"라는 비난이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에 보여주는 여러 가지 태도는 대통령을 야당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심하게 공격하고 나서고 있다"라며 "이것은 같은 당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태도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저런 분이 당대표가 됐을 때는 이준석 전 대표보다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은 (당원들이) 가질 거라고 본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유승민 (전) 의원은 사실 민주당 쪽에서 지지율이 더 높은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같은 맥락에서 유 전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유승민, 윤 대통령 비판하며 메시지 차별화 계속
 

대구서 청년 대상 특강을 하는 유승민유승민 전 의원이 12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당헌·당규 개정 이후에도 언론 접촉을 늘리고 SNS 활동도 활발히 하며 연일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우리 군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사건을 두고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와 군,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북의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날, NSC는 열리지도 않았다"라며 "'실시간 대응' 하느라 열리지 않았다는데, 전쟁이 일어나도 '실시간 대응' 하느라 NSC를 열지 않을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은, 출근길에 새로 입양한 개를 데리고 집무실에 온 것과 지방 4대 협의체 회장단과 송년 만찬을 한 것"이라며 "이외에는 대통령이 북 무인기의 영공 침략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국민에게 알려진 게 하나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군통수권자가 이래도 되는 건가? 겨우 정권교체를 했는데 보수가 안보에 이렇게도 무능한 건가?"라며 "대통령과 군은 무인기를 포함, 북의 어떠한 도발도 초기에 격퇴시킬 대비책을 당장 세워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사건을 두고 무인기를 탐지한 성과를 추켜세우며, 오히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것과 달리 정반대 방향의 메시지를 낸 것이다(관련 기사: 국힘, 북 무인기 격추 실패 두고 "문 정권보다 성과" 자화자찬 http://omn.kr/225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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