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황령산 전망대·케이블카, 도시계획위 문턱 넘어
부대 의견 달아 수정 의결, 환경시민단체는 비판 성명 등 반발
▲ 부산 황령산에 추진하고 있는 25층 전망대 조감도. ⓒ 부산시
한차례 제동이 걸렸던 부산 황령산 봉수전망대, 로프웨이(케이블카) 사업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달 30일 재심의 결정이 내려진 지 한 달여 만의 변화다. 첫 단추를 끼웠지만 지역사회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격론 끝에 심의 통과... 그러나 계속되는 반발
이날 도시계획위는 변경결정안을 처리하는 대신 여러 의견을 쏟아냈다. 케이블카 진입도로 안정성 확보와 환경훼손 최소화 방안 강구, 공공기여 방안 협의, 전망대 안전 관련 검토, 건축 심의 전 자문 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사실상 조건부로 심의를 통과한 셈이다.
시가 도시계획위에 제출한 안은 부산의 대표적 도심 녹지이자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간사업자인 대원플러스그룹은 사업비 2천억 원 투입해 2025년까지 25층 높이의 전망대, 로프웨이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발맞춰 황령산 접근·편의성을 높이고, 동서관광축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제안했다.
▲ 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에 흉물로 남아있는 실내 스키돔 스노우캐슬. 사업자 부도와 타업체 인수 이후 10여 년 째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최근 대원플러스그룹와 부산시의 황령산 전망대, 로프웨이(케이블카) 조성 관련 업무협약으로 다시 개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김보성
도시계획위 이번 결정으로 시는 후속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담당 부서인 시 공원정책과 관계자는 "앞으로 도시공원위원회와 환경영향평가, 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며 "실제 사업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과"라며 바로 대응에 나섰다. 도한영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도심 허파 역할을 하는 녹지 정상부에 대규모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올리고, 수백 미터 로프웨이를 개발하는 게 과연 맞느냐"며 "황령산을 파헤치는 일은 개발만능주의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공론화 과정과 찬반의사 확인 등을 요구하는 별도의 입장문도 내기로 했다. 여기엔 과거 랜드마크, 관광 등을 강조한 엘시티 개발과 황령산을 비교하는 내용까지 담는다. 도 위원장은 "이날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연대 등 연대체 두 곳이 공동 성명을 내기로 했다. 관광을 빙자한 상투적 개발논리, 책임지지 않는 행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연대도 문제점을 언급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추가 터널에 전망대 등 유원지까지 황령산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관광이나 경제성을 얘기하지만 부산 시민 전체 보다는 일부 기업을 위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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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허파' 황령산 정상에 전망대, 케이블카? http://omn.kr/20m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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