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초심 변하지 않았다" 눈물로 받은 대상 트로피
[MBC 방송연예대상] 4시간 방영+빈번한 광고 눈총... 재치 넘친 예능인 입담이 살렸다
▲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 MBC
이변은 없었다. < 2022 MBC 방송연예대상 > 최고 영예인 대상의 주인공은 전현무였다. 29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 MBC 방송연예대상 >에서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대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로써 전현무는 지난 2017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MBC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외아들로 자라면서 외롭게 컸다. 많은 추억이 없었다. 공부밖에 할 줄 몰랐고 유일한 즐거움이 이경규, 유재석, 김국진 형님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였다.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올해 프리랜서 선언을 한 지 10년이 됐다.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파김치 담그고 그림 그리는 아저씨같이 여러분 곁에 머물고 싶은 생각뿐이다. 더 많이 베풀고 더 솔직한 전현무, 웃음 드리는 전현무가 되겠다."
재도약에 성공한 <나 혼자 산다>
▲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 MBC
이번 < MBC 방송연예대상 >에서 크게 주목 받은 예능은 <나 혼자 산다>를 손꼽을 수 있다. 한동안 하락세, 침체를 겪으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시청률, 각종 관련 지표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어느덧 내년 3월이면 방송 10주년을 맞게 될 만큼 이젠 장수 예능이다보니 쌓인 세월에 반비례해서 자칫 화제성, 관심이 멀어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현무의 혹한기 한라산 등정을 시작으로 박나래, 기안84, 코드쿤스트, 키 등 고정 출연진들의 합이 좋은 시너지 효과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레 프로그램의 인기는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특히 전현무는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무스키야', '무든 램지', '팜유 라인' 등 다채로운 별명을 얻을 만큼 매 방영분마다 인상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는 데 성공했다.
기존 멤버들 외에도 이주승, 차서원 등 색다른 새 얼굴의 등장을 비롯해서 황희찬, 조규성 월드컵 축구 대표 선수같이 화제의 인물들도 적절히 초대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으로 힘을 보탰다. 관찰 예능에 대한 피로감을 출연진마다 지닌 독특한 캐릭터로 떨쳐내면서 <나 혼자 산다>는 올해 재도약에 성공,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공로상' 이경규 "한 사람이라도 박수칠 때까지 하겠다"
▲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 MBC
이날 MBC의 시상식 역시 늘 그랬던 것처럼 무려 4시간 편성으로 지루함을 가중시킨 점은 피할 수 없는 지적사항 중 하나였다. 수시로 등장하는 중간 광고는 도를 넘어 대상 후보자들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예능인상' 트로피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등장해 흐름을 끊는 게 예사였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를 상쇄시킨 건 행사에 참석한 수상 후보자 예능인들의 재치 넘치는 입담이었다. '시상식의 남자' 김구라는 예전 같지 않은 <라디오스타>의 인기를 두고 "맛집은 노포가 대접을 받는데, 예능은 신선함에 열광한다"라는 인상적인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대상 후보자 중 한 명인 유재석은 대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지 않냐. 난 아니다"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대상 유력 후보자인 전현무에 대해 "지금 속으로 미칠 거다. 이맘때 되면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1시간 지나고 겨터파크 터진다. 잠시 후를 기대해 달라"라는 말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공로상을 받은 이경규의 수상 소감이었다. 늘 그렇듯이 화가 치민 특유의 어투로 "이거 받기 힘든 상이다. 저는 정동 MBC 출신이다. 정동에서 여의도, 일산, 그리고 상암까지 왔다. 안 받을 수가 없다. 이 시간까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받아야 된다"며 "박수칠 때 왜 떠나냐? 한 사람이라도 박수칠 때까지 하겠다"라는 솔직함이 담긴 '예능 대부'다운 인사말로 찬사를 받았다.
▲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 MBC
※ 2022 MBC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 대상: 전현무
-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나 혼자 산다'
- 올해의 예능인상: 김구라, 김성주, 박나래, 안정환, 유재석, 이영자, 전현무
- 공로상: 이경규
- 여자 최우수상: 안영미
- 남자 최우수상: 붐
- 라디오 최우수상: 정지영
- 뮤직토크 여자 우수상: 이미주
- 버라이어티 여자 우수상: 이국주
- 뮤직토크 남자 우수상: 양세찬
- 버라이어티 남자 우수상: 키
- 라디오 우수상: 김이나, 윤도현
- 특별상: 소연, 이보람, 정지소, HYNN(박혜원)
- 베스트 커플상: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
- 베스트 팀워크상: '안싸우면 다행이야' 혹6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권율
- 멀티플레이어상: 기안84, 홍현희
- 인기상: 이장우, 이이경
- 여자 신인상: 박진주
- 남자 신인상: 코드쿤스트
- 라디오 신인상: 갓세븐 영재, 박영진, 이석훈
- K-콘텐츠상: '복면가왕'
- 올해의 작가상: 권정희
- 라디오 공헌상: 애즈유
- 라디오 올해의 작가상: 류정은
- 라디오 특별상: 김가영, 민자영
- 시사교양 올해의 작가상: 최미혜
- 시사교양 특별상: 박지훈, 이서영
- 시사교양 MC상: 전종환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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