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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이의리 외에 더 있다... KIA가 꿈꾸는 '좌완왕국'

[KBO리그] 김기훈, 최지민 등 좌완 영건 성장에 기대... '신인' 윤영철도 주목

등록|2023.01.03 09:19 수정|2023.01.03 09:34
지난해 시즌 후반 KIA 타이거즈 선발진에 특이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면, 유독 좌완 선발이 많았다는 것이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을 제외하면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 양현종과 이의리까지 무려 네 자리를 왼손 투수가 채웠다.

KIA가 올겨울 외국인 투수를 전원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선발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전력에 가세한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 모두 오른손 투수다. 남아있는 좌완 선발은 양현종, 이의리 단 두 명뿐이다.

그러나 이들 이외에도 1군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왼손 투수가 2023시즌을 기다린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김기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지민이 그 주인공이다.
 

▲ (왼쪽부터) KIA 김기훈-최지민 ⓒ KIA 타이거즈


1군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김기훈-최지민

2019년 1차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기훈의 문제는 불안한 제구였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장점인 구위를 제대로 뽐내지 못했다. 2019년(19경기 79⅓이닝 3승 6패 평균자책점 5.56), 2020년(22경기 52이닝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7) 1군 성적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서 군 문제를 해결한 김기훈은 퓨처스리그서 제구를 가다듬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16경기 85⅓이닝 6승 2패 평균자책점 2.95의 준수한 기록을 남긴 것은 물론이고 탈삼진(94개)과 볼넷(31개) 비율도 나쁘지 않았다. 김기훈의 몸상태를 지켜봤던 KIA도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복귀 첫 경기였던 9월 23일 NC 다이노스전을 포함해 정규시즌 5경기에 구원 등판, 성적은 8⅔이닝 평균자책점 1.04였다.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없었으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KIA의 전력에 있어서도 김기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라운더' 최지민도 있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1라운드(전체 5번)로 KIA에 입단한 그는 1군에서 6경기(6이닝 평균자책점 13.50)를 나오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시간을 퓨처스리그(35경기 38⅓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7.04)에서 보냈다.

시즌이 끝난 이후에도 최지민은 공을 내려놓지 않았다. 질롱코리아의 일원이 된 그는 호주 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의 성적은 11경기 12⅓이닝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0.73로, 볼넷은 1개에 불과했다.

아직 보직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KIA 입장에서는 지난해 불펜에서 고군분투한 이준영을 받쳐줄 수 있는 좌완 투수가 필요하다. 김기훈의 경우 5선발 자리를 놓고 임기영 등과 경쟁을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팀의 계획대로 이들이 활약을 펼친다면 김종국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 지난해 U-18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던 윤영철 ⓒ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1차지명' 윤영철도 있다... '좌완왕국' 가능할까

KIA의 좌완왕국 구축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카드, 충암고의 에이스였던 윤영철이다. 지난해 9월 개최된 2023 KBO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번' 김서현(한화 이글스) 다음으로 그의 이름이 불렸다.

고교 시절의 활약상은 물론이고 JTBC <최강야구> 출연으로 많은 야구팬들이 윤영철의 존재감을 알고 있었다. 여기에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U-18 야구월드컵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팬들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모든 신인 투수가 그랬던 것처럼 윤영철도 1군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한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눈도장을 찍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군 데뷔전을 치르는 시점이 빨라지고, 1군에 머무르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마련이다.

고교 시절에 선보였던 퍼포먼스라면 1군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윤영철이다. 그의 성장은 팀에게도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본인이 하기 나름에 달려 있는 문제다.

국내 좌완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팀이 있는 반면 '좌완왕국' 구축에 가까워진 KIA는 풍부한 자원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KIA에 좌완 영건들이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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