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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것 기록하고 음식 한접시에 담고... 내가 성공한 식단관리 방법

등록|2023.01.04 16:55 수정|2023.01.04 16:55
바쁘게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어느새 40대. 무너진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살기 위해 운동에 나선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말]
"체중감량의 칠 할은 식단관리입니다."

결국은 그것인가?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도 살이 다시 쪘다. 연말이다 연초다 해서 사람도 자주 만나고, 외식도 할 일이 많다보니 살이 조금씩 찌고 있었다. 식단관리를 다시 해야 할 시점이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식단관리를 하면 평생 닭 가슴살과 삶은 달걀을 먹어야 하는 줄 알았다. 퍽퍽한 닭 가슴살은 평소에도 즐기지 않는 편인데, 그것만 먹어야 한다면 사는 즐거움 하나가 없어지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게다가 어디선가 탄수화물과 지방을 끊어야 한다고 해서 밥을 전혀 먹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오래 가지 못했다. 퍽퍽한 닭가슴살은 쉽게 질렸고, 평생 밥을 먹고 살았는데, 어느 날 밥을 딱 끊기는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밥심으로 일을 한다고 했던가, 밥을 먹지 않으니 일할 힘도 나지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나는 먹는 것을 몹시 좋아했다. 먹는 것의 유혹을 2~3일 정도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일주일을 가지 못했다.

"딱 2주만 해보세요."

트레이너는 오래 하기 힘들면 2주만 해보라고 권했다. 2주가 힘들면 일주일, 일주일도 힘들면 3일, 그런 식으로 조그만 성공을 쌓고, 만약 성공하면 다시 조금씩 기간을 늘려보라고 했다. 식단관리는 몸을 배고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건강한 식습관으로 천천히 적응시키는 과정이이라고 했다.

식단관리 기간이 끝나면 평소 먹는 대로 먹다가, 다시 식단관리를 하는 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몇 번 하다보면 몸이 다이어트 식단에 적응하게 되고, 정크푸드 같은 음식은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고, 탄수화물과 지방도 챙겨야 한다고 했다.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근육에 도움 되는 단백질 흡수도 높아진다고. 대신 많이 먹지 말아야 하고, 지방은 좋은 것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아몬드 같은 것으로 말이다. 즉, 식단관리는 적게 먹는 것보다 먹는 방법과 재료를 달리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식단관리에 매번 실패한 이유

나는 요리하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다. 집밥을 자주 해먹는다. 나는 집밥을 즐겨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이유는 과식이었다. 요리에 진심인 편이라 요리 채널도 많이 구독하고, 유튜브에서 요리하는 것도 즐겨본다. 종종 집밥을 열심히 해 먹었더니 살이 빠지더라하는 이야기는 나에게 해당하지 않았다.
 

▲ 집밥을 좋아해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 ⓒ 이혜선


대부분 자신 만든 음식은 많이 먹지 못한다고 한다. 음식을 만드는 동안 냄새가 몸에 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간을 보기위해 조금씩 먹는 것도 있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예외였다. 나는 내가 만든 음식도 맛있게, 잘 먹는다. 게다가 많이 먹는다.

나는 자신이 만든 음식이 맛없다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때때로 나는 음식을 만들면서 간을 보려는 것인지, 먹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많이 먹기도 한다. 한 마디로 먹는 것을 몹시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살찌는 원인이었다.

게다가 가족들 식사를 챙기면서 내 식단관리까지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아이들까지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매일 먹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아마 많은 엄마들이 다이어트 식단에 실패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가족들 식사도 챙겨야 하니 나에게 식단관리는 가장 허들이 높고 어려운 일이었다. 차라리 운동량을 늘리는 편이 더 나았다. 초반엔 그렇게 해서 제법 살을 뺐지만 목표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결국 몸무게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정체기가 왔고, 식단조절을 해야만 했다.

내가 성공한 식단관리 방법

식단도 운동처럼 가볍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맛있고 간편한 다이어트 식단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몇몇 정보를 찾아보니 샐러드 배달이나 간편 다이어트 밀키트 제품이 많았다. 하지만, 이미 4인 가족 식비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다이어트를 위해 추가로 지출하기도 조금 주저되었다. 나는 요리도 좋아하니 아이디어를 낸다면 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이제 제법 식단을 쉽게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시도한 방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하루 종일 먹는 것을 기록해 보는 것이다. 기록을 하면서 내가 먹는 식단에 대한 분석을 먼저 했다. 기록을 통해 나를 관찰해보니 객관적으로 보였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고 생각했는데, 기록해보니 물 말고도 물처럼 마시는 무엇인가가 많았다. 그러니까 나는 물만 마시고 살이 찐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입으로 무언가 자꾸 넣고 있었다. 입이 심심하다고 해야 하나? 나는 그런 감각을 참지 못했다. 식사와 정해진 간식 이외에 무언가 자꾸 먹고 싶을 때, 그냥 물을 마셨다. 물만 마셔도 입에 무언가를 넣고 싶은 욕구는 줄어들었다.
 

▲ 한끼 먹을 분량을 한 접시에 모두 담아 먹으면 식단조절에 좋다. ⓒ 이혜선


두 번째, 한 끼 먹을 분량을 한 접시에 모두 담는 것이다. 나는 주로 한식을 좋아했다. 김치와 나물, 찌개류를 좋아했다. 국물 요리도 좋아하는 편이었다. 한식이 나쁜 식단은 아니지만, 나의 문제는 많이 먹는 것이었다. 한식 식단은 주로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기 때문에 내가 어느 만큼의 분량을 먹었는지는 밥 한공기만으로 측정된다.

고기 반찬이 식탁에 올라오거나 메인 메뉴가 맛있으면 밥을 적게 먹어도 먹는 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생각한 것이 식판이나 한 접시에 담아서 먹는 것이었다. 아무리 맛있는 요리도 한 접시에 담아서 먹으니 내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의 양을 조절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잠자리에 들 때는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보통 다이어트 성공이야기를 들으면 6시 이후에 먹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회사에 다닐 때는 퇴근하고 나면 8시에 밥을 먹기도 했다. 하루 종일 일하다 지친 몸으로 집으로 가면서 배까지 고프다면 조금 서럽고 짜증이 났다.

퇴사 후,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면서 식사시간을 6시 전후로 조금 앞당겼는데, 이때 깨달은 점이 있다. 잠들 때 공복상태인 것이 좋다는 것이다. 즉, 6시 이후에 무엇인가를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들 때 공복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음식물이 소화되는 시간은 약 4시간. 나의 취침시간은 10시. 만약 나의 취침시간이 12시라면 8시 이전에 저녁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저녁은 소량으로 먹어야 한다. 만약 과하게 먹을 경우는 소화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 상추겉절이는 한국식 샐러드다 ⓒ 이혜선


네 번째, 반찬 중 하나는 반드시 생야채가 들어가도록 했다. 샐러드 식단을 매번 혼자 챙기기 힘드니 반찬 중 한 가지는 샐러드가 되도록 했다. 익힌 채소도 좋지만, 생야채가 포만감이 조금 더 오래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샐러드도 오래 먹다보면 질리지 않나. 이럴 때 내가 했던 방법은 겉절이다. 상추나 양배추 등의 잎채소는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을 베이스로 하는 양념장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조금 곁들여주면 훌륭한 반찬이 된다. 한국식 샐러드인 셈이다.

이런 방법으로 나는 체중감량을 조금 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식단은 장기적으로는 내 몸을 더 건강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나이가 들면서 소화력은 약해진다. 식탐은 줄이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혜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ongmami)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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