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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감 "삭제된 5·18, 다시 넣어라"... 교육부에 요청

이정선 교육감 성명 "교육감협에서 논의 예정"... 박지원 "교육부가 사과해야"

등록|2023.01.04 11:31 수정|2023.01.04 16:02

▲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지난 2022년 12월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 교육부


[기사 보강 : 4일 오후 4시 4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 용어가 일제히 삭제된 것과 관련,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5·18 민주화운동'을 명시해 줄 것을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에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4일 오전 성명에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결코 빠질 수 없는 사실이며 5·18 정신은 행동하는 양심의 표본"이라면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여부가 공론화된 상황인데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민주화운동 교육 약화를 초래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광주시교육청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성취기준 해설에 5·18 민주화운동을 명시해 줄 것을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에 강력하게 요청한다"면서 "당면 사안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아래 교육감협)에서 논의함과 동시에 5·18을 비롯해 삭제된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교육이 교과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의 모임인 교육감협 차원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의도 갖고 뺀 게 아니라면 사과하고 바로 잡아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고문(전 국정원장)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통령의 5·18 존중이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교육부가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를 전부 삭제한 것은 심히 잘못된 일"이라면서 "교육부는 '의도를 갖고 뺀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실수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고문은 "교육부 해명대로 의도를 갖고 뺀 게 아니라면 즉각 이를 바로 잡고, 교육부의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천정배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 이사장(전 법무부장관)도 페이스북에 <오마이뉴스> 기사 "[단독] 윤석열 정부,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 삭제"(http://omn.kr/22856)를 연결한 뒤 "윤석열 대통령은 말의 성찬으로 보면 역대 대통령 중 5·18을 가장 높게 평가했고, 헌법 전문 수록도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버젓이 교육과정에 수록돼 있던 5·18을 꼭 집어 도려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 이사장은 "필요할 때만 달려와서 달래고 추켜세우고, 배부르면 본색을 드러내는 교언영색이자 조삼모사로 5월정신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윤 대통령을 직접 겨눴다.

강기정 광주시장 "5·18민주화운동 삭제, 원상회복해야"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으로 면면히 이어져왔고 그 중심에 5·18민주화운동이 빛나게 자리하고 있다"라며 "그런 5·18민주화운동을 교육과정에서 삭제한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며, 역사를 지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이어 "어떤 정부든 역사에 대한 자기 부정은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고 오히려 준엄한 심판만이 있을 것"이라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을 삭제하도록 한 책임자는 국민께 사과하고 관련조항은 원상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5·18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들도 "5·18민주화운동 삭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행태"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 용어는 그대로 둔 채로 5·18민주화운동만 삭제한 것은 윤석열 정부 교육부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책임자 사과와 교육과정 내용 복원,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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