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막말 영상 공유한 대구시의회 의장 "좋아요 누르려다 잘못해서"
이만규 의장 10일 넘게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뒤늦게 삭제... 유가족에 적나라한 막말 담겨
▲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이 공유한 게시글 ⓒ 이만규 의장 SNS 갈무리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이태원 참사 유족을 비난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개인 SNS에 공유했다가 지난 3일에야 뒤늦게 삭제했다.
이 의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에 주민 등장, 이 말 한마디에...(중략)'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유했다. 이 동영상의 원 게시물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팬 페이지에 올라가 있던 것으로 이 의장이 이를 재공유한 것이다.
이 의장이 동영상을 SNS에 게재한 시기는 공직자들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막말해 논란이 일던 때다.
2022년 12월 12일 당시 김미나 김해시의원(국민의힘, 비례)은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등의 막말을 쏟아내 비난받았다. 또 16일에는 이미애 김해시의원(국민의힘, 비례)이 김미나 의원을 향해 "미나 의원 힘내요. 파이팅! 유족 외엔 사과하지 말기..."라는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하지만 이 의장은 해당 동영상을 게시한 사실을 몰라 뒤늦게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내용은 모르고 제목만 보고 '좋아요'를 누른다는 게 잘못해 공유한 것 같다"면서 "이태원 유족들을 비난하는 내용이라는 걸 알았다면 공유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공유하게 됐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의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공인이 이런 내용의 동영상을 공유한 것만으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페이스북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좋아요'는 실수로 누를 수도 있지만 '공유하기'는 많이 다르다. (이 의장의 게시를)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역시의회의 의장이 참사 희생자, 유족을 폄훼하는 동영상을 공유한 것은 이만규 의장 본인도 그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즉시 사과하고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와 유족을 대하는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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