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갈고 나온 대한항공, OK금융그룹에 '셧아웃' 설욕전
[프로배구] 셧아웃 패배 사흘 만에 갚아준 대한항공
▲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4일 열린 2022-2023 V리그 OK금융그룹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1강' 대한항공이 OK금융그룹에 당했던 셧아웃 패배를 사흘 만에 설욕했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0(25-16 25-17 25-16)으로 눌렀다.
반면에 경기 내내 대한항공에 압도당하며 패한 OK금융그룹(승점 30·10승 9패)은 3위 자리를 지켰으나, 이마저도 전날 승리를 거둔 우리카드(승점 29·11승 7패)에 턱밑까지 쫓기면서 위태로워졌다.
승리보다 자존심 위한 경기... 빈틈없었던 대한항공
설욕을 벼르고 나온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OK금융그룹을 몰아붙였다. 김민재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점수 차를 벌린 대한항공은 여유가 생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최근 2경기 결장했던 세터 한선수를 투입하기도 했다.
임동혁의 퀵오픈으로 먼저 20점 고지에 올랐고, 곽승석의 백어택으로 24-16 세트 포인트를 만든 대한항공은 OK금융그룹 차지환의 공격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1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도 정지석의 공격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정지석은 세트 초반 연속 블로킹과 퀵오픈으로 4-1을 만들며 원맨쇼를 펼쳤다. 임동혁과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까지 힘을 보태면서 25-17로 2세트까지 따냈다.
▲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정지석이 4일 2022-2023 V리그 OK금융그룹전에서 공격 성공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가장 믿었던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공격까지 막히자 OK금융그룹은 세터 곽명우를 빼고 황동일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으나, 효과가 없다 OK금융그룹으로서는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었다.
승리가 아닌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경기에 나선 대한항공은 3세트에도 전혀 틈을 보이지 않았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작전 타임 때 선수들을 불러 모아 "이런 날도 있는 거다"라며 승패를 떠나 끝까지 싸울 것을 독려했으나,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사실상 추격 의지를 잃은 OK금융그룹을 상대로 대한항공이 3세트마저 따내면서 경기는 불과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대한항공-OK금융그룹, 다음 맞대결이 기대되는 이유
대한항공의 승리를 이끈 일등 공신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었다. 서브 에이스 4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7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무려 75%에 달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만 백어택 1개가 부족해 트리플 크라운을 놓친 것이 아쉬웠다.
정지석과 짝을 이룬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이 14점을 올렸고, 대한항공의 앞날을 이끌 19살 신인 김민재도 6점을 올렸다.
한선수가 빠진 자리에 나선 세터 유광우는 28개의 세트를 성공하며 공격을 지휘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하며 이날 복귀전을 치른 한선수는 주로 세트 후반에 교체로 나서면서 몸 상태를 조절했으나, 몸을 날리는 수비까지 선보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한선수가 토스하고 있다 ⓒ KOVO
반면에 OK금융그룹은 24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한 데다가, 블로킹 대결에서도 대한항공에 1-8로 압도당하는 등 1~3세트 한 번도 20점조차 넘기지 못하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3라운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레오는 14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도 37.93%로 저조했다. 특히 세터 곽명우와 손발이 잘 맞지 않자 경기 도중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팀 분위기마저 가라앉았다.
비록 OK금융그룹이 완패했으나, 올 시즌 양 팀의 상대 전적은 2승 2패로 균형을 이루면서 다음 맞대결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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