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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 정교회 성탄절 '휴전' 명령... 우크라 "위선적"

키릴 총대주교 제안 받아들여... 러군, 36시간 휴전 돌입

등록|2023.01.06 09:10 수정|2023.01.06 09:20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탄절 임시 휴전 선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국군에 임시 휴전을 명령했다.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휴전에 돌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의 크리스마스 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키릴 총대주교는 "전쟁 당사국이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36시간에 걸쳐 휴전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자"라고 요청했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인 12월 25일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하고 있다.

우크라 "시시한 속임수일뿐... 러시아군 떠나야"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키릴 총대주교의 호소를 받아들여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이 휴전에 돌입할 것을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에도 정교회를 믿는 많은 시민이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그들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에 "이날 크렘린궁의 발표 후 트위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영토에서 떠나야만 일시적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위선적 행위를 그만하라"고 썼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별도의 성명에서도 "휴전을 기회 삼아 군사를 재집결할 시간을 벌려는 시시한 속임수와 선전 행동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영토를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숨지게 하지 않고 자국 영토 내 점령군만 공격한다"라며 "러시아는 전쟁을 끝낼 마음이 전혀 없으며, 그들의 조작적 계획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키릴 총대주교가 휴전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냉소적 함정이자 선전 요소가 있는 발언"이라고 깎아내렸다.

우크라 휴전 제안은 거부했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의 자유주의 및 이념적 잠식으로부터 러시아를 보호하기 위한 형이상학적 전쟁"이라며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한 시민은 "(러시아는) 한쪽에서 전쟁과 살인을 저지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피 흘리기를 반대하는 성인처럼 보이고 싶어한다"라며 "그들은 행동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는 만약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거부하면 종교를 존중하지 않고 평화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유 없이 이웃 나라를 침공하고 전쟁을 시작한 쪽은 러시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12월 25일 성탄절에 휴전을 제안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거부하고 대규모 공습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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