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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이성민이 단역시절 김남희 감동시킨 행동

[TV 리뷰] JTBC <재벌집 막내아들> 김도현-김남희-박지현이 알려준 드라마의 숨은 비결

등록|2023.01.08 11:30 수정|2023.01.08 11:30

▲ 지난 7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최종회가 방영된 지 벌써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비록 결말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긴 했지만 각종 명장면과 대사들은 다양하게 패러디될 만큼 깊은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 종영 이후 주요 출연진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작품 속 비화 등을 공개하면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주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속속 각종 예능에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이에 지난 7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극중 '순양그룹' 일가로 등장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도현(최창제 역), 김남희(진성준 역), 박지현(모현민 역)이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관심을 모은 것이다. 주연을 맡았던 이성민, 송중기 못잖게 드라마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이들답게 재치 넘치는 입담과 더불어 <재벌집 막내아들> 속 숨겨진 이야기들로 모처럼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각종 애드리브, 현장 속 즉흥 연기로 탄생한 명장면들
 

▲ 지난 7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재벌가의 권력 암투를 소재로 다룬 탓에 <재벌집 막내아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거운 편이었지만 일명 '화창 커플'로 불리는 최창제-진화영(김신록 분) 캐릭터 만큼은 예외였다.

유독 유쾌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절묘한 케미를 자랑한 다양한 대사, 장면들이 사실은 두 사람의 애드리브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화제가 되었던 기습 뽀뽀 장면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포영화 <곤지암>을 시작으로 <유미의 세포들>을 거쳐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제대로 가능성을 보여준 박지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극중 정략 결혼으로 진성준과 인연을 맺은 모현민이 재벌가 며느리의 외로움을 표현한 머리 빗는 장면은 촬영 시간이 부족한 탓에 당초 포함될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남희가 감독에게 "이 컷 한번 찍죠?"라고 건의를 했고 결과적으로 인상적인 신으로 남을 수 있었다.

<재벌집> 촬영으로 다시 만난 인연들
 

▲ 지난 7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출연 배우 사이 다양한 인연들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지현과 <아는 형님> 멤버 김희철는 공교롭게도 같은 선생님에게 연기 수업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바로 진동기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조한철이 주인공이었다.

몇 년간 배우고 마지막 수업 때 "우리 현장에서 보자"라고 했던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은 이 작품을 통해 조우하게 되었다. 버릇처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박지현에게 "무슨 선생님이야, 우린 이제 동료지"라는 그의 말은 <아는 형님> 녹화장에서 자연스럽게 "와~"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김남희와 이성민 역시 숨은 사연이 존재했다. 영화 <목격자> 촬영 당시 김남희는 고작 대사 한 줄 있는 단역에 불과했다. 그런데 '컷' 소리가 나기 무섭게 작품의 주연을 맡은 이성민이 자신의 손을 붙잡고 모니터 앞으로 데려간 후 연기에 대한 조언을 들려줬다고 한다.

주조연이 아닌 한 무명 단역 배우에겐 그런 기회 조차 드물기에 자신을 존중해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좋은 배우로 성장한 그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다시 이성민을 만나게 되었고 "성준아 너 많이 성공했다. 여기서 다시 만나고"라는 말로 반갑게 맞이해줬다.

무명의 고충, 어려움 딛고 만난 인생작
 

▲ 지난 7일 방영된 JTBC '아는 형님'의 한 장면. ⓒ JTBC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이들도 남모를 고충, 어려움을 겪었다. 소속사도 없던 무명 시절 그저 연기가 하고 싶어 JYP 오디션을 봤다던지 <도깨비> 촬영 당시 혼자서 차 몰고 현장에 가고 돈 내고 먹어야 하는 밥차 식사 대신 빵과 우유 먹으며 버텼던 김남희의 짠내나는 일화는 결코 순탄하게 이 자리에 도달한 게 아니었음을 이해하게 만든다.

​김도현 역시 10여 년 이상 무대에 오르며 연기를 했지만 어느 순간 준비하던 작품이 줄줄이 엎어지거나 하기로 했던 뮤지컬이 공연 1주일을 앞두고 취소되는 일을 겪으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었다고 한다. 배우 그만두고 다른 일(장사)을 알아볼 생각도 하던 찰라 아내는 "그럼 이건(배우) 포기하는 거야"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그랬으면 모르겠는데 아내 말이 걸렸고 그 덕분에 힘든 시기를 지나 지금의 작품을 만났다고 토로한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의 꿈을 갖고 현장에  도전하지만 막상 시청자와 관객들이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 줄 만큼의 위치에 도달하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 김도현-김남희-박지현은 어찌보면 이러한 쉽지만은 않은 과정을 겪으며 성장한 결과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극중 캐릭터로 인식되고 응원을 받게 된 것이다.

​박지현은 "존경하고 대단한 선배님들이어서 '잘될 수밖에 없다', '나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욕심을 많이 내면서 열심히 임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고했다. 어느 배우건 본인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연기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정성이 담긴 연기와 좋은 이야기, 연출 등이 합을 이룬 결과가 높은 시청률 및 화제성으로 이어진 게 아니었을까? 박장대소하는 웃음이 모처럼 끊이지 않았던 <아는 형님> 덕분에 사람들은 <재벌집 막내아들> 성공의 비결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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