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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북' 때린 김기현의 우클릭 "애국 광화문 힘으로 윤 정부 탄생"

9일 '5560 이기는 캠프' 개소식... '윤심'과 보수 정통성 피력

등록|2023.01.09 18:29 수정|2023.01.09 18:29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된 '이기는 캠프 5560' 개소식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유세 당시 문구를 새긴 대북을 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둥, 둥, 둥.'

빛바랜 북의 피막엔 '윤석열' 세 글자가 선명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윤석열 후보와 동행했던 북이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에 도전한 김기현 의원은 마치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향방을 알리듯 직접 북을 울렸다. 그를 둘러싼 지지자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윤심'을 앞세운 김기현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5560 이기는 캠프' 개소식을 진행하며 세력 과시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엔 3000여 명이 방문했다. 대통령선거 후보의 캠프 개소식에 가까운 문전성시였다.

보수 정통성과 '윤심' 앞세운 김기현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9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전이 화면에 나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기현 의원은 이날 보수정당 '정통성'을 내세워 당심에 호소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이가 당원에 호소할 것은 정통성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당이 흔들릴 때도 많고 힘들 때도 많았지만 한결같이 당을 지켜오며 싸울 땐 싸우고 협상할 땐 협상하며 끝까지 당을 지켜왔던 그 정통성"이라고 피력했다.

그의 '정통성' 호소 전략은 개소식 주요 참석자의 면면에서도 드러났다. 내빈석 가장 앞줄엔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 등 '올드맨'들이 자리했고,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이명박씨는 축전에서 "김기현 의원은 당이 어려운 시기 원내대표를 맡아 1년간 당을 이끌며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추켜세웠다.

'윤심'을 과시하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평가되는 신평 변호사에 앞줄 자리를 내어줬고, 박수영·박성민·배현진·이철규·윤창현 등 '친윤(친윤석열)'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거 초대했다. 다만 대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자 이른바 '김장연대'를 맺은 장제원 의원은 현장엔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의 후원회장이자 윤 대통령의 멘토로 전해지는 신평 변호사는 축사에서 "다음 총선이 대단히 문제인데, 우리가 지면 바로 다음 대권은 저쪽으로 넘어간다"며 "당과 대통령실이 연합해야 총선을 이길 것인데, 그 연합을 이끌 당대표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김기현 의원을 제외하곤 어떤 분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이비 촛불혁명이 국민 농락... 애국동지 힘으로 윤석열 정부 탄생"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기현 의원은 극우 세력인 이른바 '태극기 세력'을 포섭하기 위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저는 촛불혁명이라면서 광화문 광장을 독점하는 세력에 큰 분노를 갖고 있다"며 "촛불 호소인에 불과한데, 따져보면 사이비 촛불혁명을 가지고서 국민을 농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2019년 10월 3일 국민들이 광화문에 가서 내로남불, 부도덕한 정권은 물러나라는 국민항쟁을 보냈던 것"이라며 "저는 그때 우리 당과 우리 당을 사랑하는 많은 애국동지 시민들이 광화문에서 그 뜻을 표출하고 결집된 힘을 형성해왔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도 탄생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2019년 10월 3일은 '문재인 퇴진 태극기 집회'가 열렸던 날이다.

김 의원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출마설을 두고선 "제가 예단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도 "나 부위원장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처신할 것"이라고 견제했다.

'윤심'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는 "있다 없다 얘기할 필요가 없다"면서 "저는 민심과 당심을 받들어 대표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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