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우리가 대전 탑립돌보에 꾸준히 먹이 주는 이유

대전환경운동연합 겨울철새 먹이주기... 2월까지 계속할 계획

등록|2023.01.11 15:15 수정|2023.01.11 15:17

▲ 먹이먹는 흰뺨검둥오리와 쇠오리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탑립돌보에 매년 약 1톤의 먹이를 주고 있다. 2016년 처음 시작했으니 벌서 7년째다. 매년 같은 곳에 주고 있는 먹이주고 있다. 새들은 대전환경연합에서 준 먹이를 먹으며 갑천에서 겨울을 보낸다.

대전에서 가장 많은 새들이 찾아오는 곳이 바로 탑립돌보다. 이곳에 새들이 찾아오는 이유가 있다.

첫째, 얼지 않는 물이다. 탑립돌보 상류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위치하고 있고, 여기서 배출되는 물때문에 웬만한 추위에는 얼지 않는다.

대전시는 하수종말처리장을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럴 경우 탑립돌보의 생태환경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겨울철새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다. 민영화로 이전되는 하수종말처리장은 1조가 넘게 들어가는 사업이지만, 이런 생태적 검토는 하지 않았다.

둘째, 돌 보 때문이다. 탑립돌보는 돌로 만들어진 보로, 돌에 새들이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탑립돌보로 인해 모래톱과 하중도가 발달하면서 수심이 다양하고 쉴 곳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

셋째, 주변에 먹이를 구할 만한 농경지가 작게나마 남아 있다. 그러나 남아 있는 면적 역시 언제 어떻게 개발돼 사라질지 모를뿐더러, 지금 규모로는 먹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를 보충하려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먹이주기를 시작한 것이다.

탑립돌보에선 48종 약 2500~3000여개체의 겨울철새가 월동한다. 1톤으로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올해는 매주 40~120kg 사이의 먹이를 공급한다. 새들도 이제 이곳에 먹이를 주는 것을 인지하는 듯하다.

지난 11일까지 무인카메라로 먹이를 먹는 새들을 확인했다.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청둥오리, 참새 등이 와서 채식을 하고 있었다. 먹이를 공급한 입장에서는 뿌듯한 일이다.
       
무인카메라에는 멸종위기종 2급인 삵과 고라니도 잡혔다. 갑천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 확인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밤에 활동하는 삵의 발견은 먹이를 먹기에 안정적이지 않은 공간이라는 뜻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후로도 매주 수요일 먹이 상태를 보면서 2월까지 계속 먹이를 공급할 게획이다. 매주 수요일 10시 30분 탑립돌보에서 시민들과 함께 먹이를 줄 것이다.
 

▲ 먹이를 먹는 오리들 ⓒ 이경호

 

▲ 카메라에 잡힌 삵 ⓒ 이경호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