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형 마무리' 정해영, WBC 탈락이 전화위복 될까
[KBO리그] WBC 참가 불발된 KIA 정해영, 구속 향상이 과제
▲ 2년 연속 30세이브 고지에 오른 KIA 마무리 정해영 ⓒ KIA타이거즈
KBO(한국야구위원회)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30인 엔트리 발표로 10개 구단은 물론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던 KIA 타이거즈는 투수 양현종과 이의리, 외야수 나성범이 WBC 대표팀에 발탁되었다.
기대를 모았던 KIA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WBC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WBC 대표팀 엔트리는 지난해 1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MLB 월드투어의 팀 코리아 엔트리와 매우 비슷했다.
※ KIA 정해영 프로 통산 주요 기록
▲ KIA 정해영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20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정해영은 2021년 34세이브, 2022년 32세이브로 2년 연속 리그 세이브 순위 3위에 오르며 3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KBO리그에서 검증된 마무리 정해영의 WBC 대표팀 승선 불발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하지만 정해영이 왜 WBC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는지를 냉정히 분석하면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정해영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21년 144.0km/h, 2022년 144.6km/h로 제자리걸음이었다.
시속 150km 이상의 속구를 구사하는 타 팀의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하면 정해영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허전한 측면이 있었다. 과연 정해영이 WBC에서 상대 타자들과 힘으로 맞붙어 패스트볼로 찍어누를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정해영의 변화구 주 무기는 슬라이더지만 포크볼과 같이 종으로 떨어지는 각이 큰 변화구는 아니다. 따라서 정해영의 9이닝당 평균 탈삼진은 2021년 6.75, 2022년 6.91로 7.0을 넘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라면 주자가 쌓인 위기 상황에 등판해 인플레이 타구를 허용하지 않은 채 타자를 아웃 처리하는 탈삼진 능력이 절실하다.
정해영은 뜬공 대비 땅볼의 비율이 0.89로 리그 평균 1.07보다 낮아 뜬공이 많았다. 패스트볼 구속과 변화구의 예리함이 다소 떨어지는 정해영이 WBC에 출전했다면 장타 허용에 대한 부담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 WBC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KIA 정해영 ⓒ KIA타이거즈
이번 WBC 대표팀은 불펜 투수의 경우 압도적인 구속이나 포크볼 장착, 혹은 땅볼 유도 능력을 감안해 엔트리를 구성했다. 다르게 말하면 탈삼진을 유도하거나 장타를 피하는 유형을 매우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정해영이 WBC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1년 8월생 정해영은 올해로 프로 4년 차, 풀 타임 마무리 3년 차를 맞이하는 만 21세의 영건이다. 향후 패스트볼 구속의 상승이나 압도적인 변화구의 장착으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해영이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세이브 행진을 이어간다면 9월에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향후 정해영이 꾸준한 성장을 통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로 성장할지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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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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