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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또... UAE '국가'에 유일하게 손 올린 정상

대통령실, '상대국 존중' 해명했지만... 베트남 주석 방문 땐 안 해... "100% 대통령 잘못"

등록|2023.01.17 10:43 수정|2023.01.17 10:46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UAE 국가가 연주되자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 에미리트통신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환영행사 때 UAE 국가가 흘러나오자 가슴에 손을 얹었고, 이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의전 실수' 등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전 세계 국빈 환영식 중 상대 국가(國歌)에 손을 (가슴에) 올린 유일한 정상"이라며 "윤석열 정부 외교 사고의 100%는 다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UAE 국빈 일정 이틀째인 15일(현지시각) 오전 11시께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이 주최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오전 11시 8분께 양 정상이 입장하면서 환영 행사는 시작됐고, 오전 11시 10분께 양 정상과 김 여사는 중앙 연단에 멈춰섰으며, 의장대 구령에 따라 군악대가 먼저 애국가를 연주했다. 이때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려 국가에 대한 경례를 했다. 이어 2분 뒤 군악대는 UAE 국가 연주를 시작했고 윤 대통령은 그대로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이른바 '국가에 대한 경례' 자세를 유지했다. 김 여사는 양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 있었다.

더구나 UAE의 경우 국가 정상 환영 행사와 같은 국가적 의례에서 자국의 대통령조차 국가 연주 때 경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윤 대통령 국빈방문 환영식 영상을 보면, UAE 측에서는 군 의장대만 거수경례를 할 뿐 모하메드 대통령과 참모들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탁 전 비서관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UAE 국가가 연주되는데 유일하게 손을 올린 정상이고, 그 옆에 김건희 여사는 또 애국가가 울릴 때 손을 늦게 올린다거나 이런 자잘한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저런 실수들이 있어서 (윤 대통령의 외교는) 전문가가 평가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폄하했다.

상대국 국가 연주 때 반복... 상대국 존중 아닌 '실수'
 

▲ 지난해 5월 22일 인스타그램 POTUS(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계정에 올라온 사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이 동시에 왼쪽 가슴에 손을 얹는 순간이 포착됐다. ⓒ POTUS 인스타그램 갈무리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식 환영식 때도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자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었다.

이에 대해서도 탁 전 비서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 첫 번째 국빈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모셨을 때 미국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건 실수"라며 "보통 그런 실수를 하면 임기 초에다 첫 행사였으니 (대통령실에서) '실수였다'고 하면 끝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그때 용산에서 어떻게 반응을 했냐 하면 '미국을 존경하는 존중하는 마음으로 가슴에 손을 얹은 것이다', 이렇게 발표를 해버렸다. 그러니 그 다음부터는 손을 안 올릴 수가 없"게 되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그래서 전 세계의 국빈 환영식 중에 상대 국가에 손을 올린 유일한 정상이 지금 되어 있는 것이고, 그 모습을 어제도 연출하더라"라고 비꼬았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 환영 행사 당시 윤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좋지 않게 회자되면서 조롱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통해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로 의전상 결례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통령실은 "의전을 철저히 준수하는 군 행사의 경우, 양국 국가 연주 시 전 과정에서 경례를 유지한다"면서 "대한민국 국기법과 정부의전 편람을 보더라도 상대방 국가 연주 시 예를 표하는 데 대한 어떠한 제한 규정도 없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상대국 국가가 울릴 때 경례를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윤 대통령이 모든 국가 행사 때 일관되게 예를 차린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국빈 방문했을 당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에서는 베트남 국가가 연주될 때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실의 기존 입장은 궁색한 해명으로 읽힌다.

탁 전 비서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같은 실수의 책임은 의전의 책임이 아닌 오롯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상대 국가에 손을 올리는 것)은 대통령이 고쳐야 한다"며 "실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사고의 100%는 다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상대국에 대한 존중이라는) 변명이 왜 잘못됐냐 하면, UAE는 국가의전 관례상 손을 올리지 않는 나라다. 국가가 나올 때 손을 올리는 나라가 있고 그냥 정자세로 가만히 있는 나라가 있는데 후자였던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UAE 국가가 연주되는데 유일하게 손을 올린 정상"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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