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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 마지막에 갑자기 '청담술자리' 언급한 조수진... 유가족은 절규

국민의힘 거부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야3당 단독 채택... '이상민 책임론' 명시

등록|2023.01.17 17:22 수정|2023.01.17 23:33

▲ 우상호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3당 단독으로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통과시키고 있다. ⓒ 남소연


[기사대체 : 17일 오후 7시 25분]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마지막 날인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가 열렸다. 55일간의 국정조사를 마무리짓는 결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다투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요구 등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책임을 결과보고서에 명시하고자 했고, 국민의힘은 이를 '정략적 행태'라며 반발했다. 여기에 야3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7명을 위증죄로 고발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여당은 강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결과보고서에 여야 의견을 함께 기재하자는 제안 역시 국민의힘은 수용하지 않았다. 회의를 시작한 지 50분이 지나도록 여야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뜸 아래와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이 이렇게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예를 하나 들까요. '청담동 술자리'. 더불어민주주당 대변인이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얘기했어요."
 

▲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에서 결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전주혜 의원. ⓒ 남소연


'이태원 참사'라는 국정조사 주제와 전혀 상관없는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야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날 회의장 바깥에서 여야가 합의한 결과보고서 채택을 기다리던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가 회의장으로 들어와 절규하기 시작했다.

"보고서 채택과 청담동 술자리가 무슨 상관인데."
"우리가 죽어야 정신 차릴래."
"조수진!!! 조수진!!!"
"전주혜 의원님, 김형동 의원님 도와준다고 했잖아요. 이건 아니지."


이처럼 조미은씨와 이지한씨의 아버지 이종철(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씨까지 울며 절규하는 가운데, 결국 국민의힘은 결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결국 야3당 단독 결과보고서 채택... '이상민 책임론' 명시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며 오열하고 있다. ⓒ 남소연


국정조사 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여당 입장에서는 야당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담긴 국정조사 보고서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저희들은 다수의 힘으로 통과시킨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국정조사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마지막까지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하고 죄송스럽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 저희들은 이석하겠다"라며 회의장을 떠났다.

이어 야3당은 단독으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윤희근 경찰청장 등 청문회 출석 관련 7인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 역시 곧바로 처리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유가족의 아픔이 채 치유되기도 전에 국정조사를 종료하게 되어서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으로서 다시 한 번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오늘로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유가족들이 원하시는 독립적인 조사 기구와 특검을 포함한 또 다른 진상 규명 노력들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야3당이 단독 채택한 결과보고서에는 특히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이상민 장관의 책임이 명확하게 기재됐다. 보고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재난 안전 관리 주무부처 장임에도 불구하고 재난관리주관기관임에도 법령에 따라 중앙사고수습본부 설치 운영, 상황판단회의를 통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요청 및 건의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유가족 명단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고, 유가족 명단이 공개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놓고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유가족 명단이 없다고 위증했으며, 재난 상황을 총괄 및 조정해야 하는 컨트롤타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일선의 소방서장에게 돌리는 등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였고, 참사 직후부터 부적절한 언행을 통해 희생자 및 유가족에게 2차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라고 적었다. 나아가 "이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그 직에서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함"이라고 명시했다.

"아들이 보고 싶어요"... 국회를 떠나지 못한 엄마

국정조사는 결과보고서 채택까지 모두 종료됐지만, 조미은씨와 이종철씨는 국회를 떠나지 못하고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앞에서 항의를 이어갔다. 조씨는 "억울하다. 국정조사 하지 말고 지한이를 돌려달라. 돌려줄 게 아니라면 제대로 (진상규명) 하라"라면서 소리쳤다.

조씨는 "아들을 못 보는 엄마의 마음을 좀 알아달라"라며 "70일을 기다렸는데, 80일을 기다렸는데 지한이는 오지 않아요"라며 울먹였다.

"아들이 보고 싶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옵니다."

그의 눈물과 절규에 다른 유가족들과 옆에 있던 장혜영 정의당 의원, 취재진들까지 모두 고개를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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