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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초선 48인 "나경원, 대한민국서 추방해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

용산의 강경 메시지 나오자 즉각 공격... 홍준표도 "칭얼대는 모습, 딱하기 그지 없다"

등록|2023.01.17 18:02 수정|2023.01.18 14:35

질문에 답하는 나경원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을 위해 입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8일 오후 2시 37분]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이다."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을 매섭게 공격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인은 17일 오후 "대통령을 흔들고 당내 분란을 더 이상 야기해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들이 이토록 나 전 의원을 공격한 건 용산의 강경한 태도 때문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먼저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며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기자들에게 알렸다(관련 기사: 김대기 "나경원 해임,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는데도, 사표 수리가 아니라 해임 조치 된 데 대해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라며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을 저격하고 나선 것이다(관련 기사: '윤석열' 아닌 '윤핵관' 저격한 나경원... "대통령 눈·귀 가리면 안 돼").

최근 자신의 차기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출마 여부를 두고 '친윤(윤석열 대통령)'계와 갈등이 이어지자,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 비난은 삼가고 윤 대통령의 측근들만 공격해 왔다. 그러자 용산이 직접 나서서 이처럼 '대통령'과 '윤핵관'을 분리하려는 그의 대응을 꼬집고, 재차 힘 빼기에 나선 셈이다.

"인사권자가 책임을 물었는데,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인은 "나경원 전 의원의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반대했던 저출산 대책을 위원장인 대통령의 승인도 없이 발표해 물의를 야기하고도 별다른 반성 없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던진 건 나 전 의원 본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라며 "나 전 의원에게는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라며 "그것도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사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라고까지 날을 세웠다.

또한 "간절한 마음으로 어렵게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이다. 당정이 하나로 뭉쳐야만 위기에 빠져 있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게 가능하다"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허니문을 파탄내며 당과 정부를 혼란에 빠뜨린 직전 지도부의 실패를 벌써 잊었느냐"라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거론했다.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느냐?"라며 "나경원 전 의원에게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더 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길로 가지 마시라"라며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홍준표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한사람으로 끝나... 그만 자중하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도 한마디 보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시절 사적관계를 아직도 착각하여 국가의 공무와 연결시키면서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없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동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무얼 할려고 그러는지 모르나, 국립현충원을 찾아가서 내가 당사에 내건 세 분 묘소를 참배하고, 오늘은 대구 동화사까지 내려와서 아무런 연고 없는 사찰 경내에서 서성 대는 건 또 무슨 짓인가?"라며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사람으로 끝났는데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역겨워 손절한 사람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더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뜬구름 같은 여론조사 하나만 믿고 덤비다가는 큰 낭패를 보는 수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들리는 말로는 검증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 하는게 우선 순위가 아닌가?"라며, 나 전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을 준비하던 도중 내부 검증에서 낙마했다는 일각의 소문을 공개적으로 끄집어내기도 했다.

앞서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친윤계의 이같은 견제구는 매우 거칠었다. 결국,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자중자애"를 당부했다(관련 기사: 국힘 '윤심' 놓고 내전격화? 정진석 "자중자애하라"). '김장연대'의 축인 김기현 의원 역시 장제원 의원에게 자제를 부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마침 장제원 의원의 '아들 리스크'까지 같이 터지면서 장 의원은 말을 아껴 왔다. 박수영·배현진 등 다른 의원들의 공격도 일단 멈췄다.

유승민 전 의원처럼 다른 방향에서의 반발이 없지는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정진석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차분할 것을 주문하자 당내 갈등이 실제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용산의 시그널에 발맞추어 친윤 초선들이 다시 움직이며, 당분간 국민의힘의 내전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8인 명단은 아래와 같다.

강대식. 강민국, 구자근, 권명호, 김병욱, 김선교, 김승수, 김영식, 김예지, 김형동, 김희곤, 노용호, 박성민, 박수영, 박정하, 박형수, 배현진, 백종헌, 서범수, 서일준, 서정숙, 신원식, 안병길, 양금희, 엄태영, 유상범, 윤두현, 윤주경, 윤창현, 이용, 이인선, 이종성, 이주환, 임병헌, 장동혁, 전봉민, 전주혜, 정동만, 정희용, 조명희, 조수진, 조은희, 최영희, 최춘식, 태영호, 한무경, 홍석준, 황보승희 (이상 4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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