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미 아카데미 후보 불발, 외신도 '갸우뚱'
예비후보 올랐다가 탈락... AP "가장 큰 놀라움 중 하나"
▲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 모호필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4일(현지시각)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국제영화상 후보로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1985>, 벨기에 <클로즈>, 독일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아일랜드 <말 없는 소녀>, 폴란드 <이오> 등 5편이 선정됐다.
미국 아카데미상의 선택은 영국 아카데미상(BAFTA)과 미국 골든글로브가 <헤어질 결심>을 국제영화상 격인 비영어권 영화상 최종 후보에 올렸고,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수상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AP통신은 "가장 큰 놀라움 중의 하나는 호평받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로맨틱 누아르 <헤어질 결심>이 후보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도 "<헤어질 결심>은 최소한 국제영화상 후보로 확실해 보였고,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의 깜짝 후보로도 거론됐다"라며 "하지만 아카데미는 박찬욱 감독을 무시했고, 영화계에서 가장 신뢰받고 두각을 나타내는 감독 중 한 명에게 뒤늦게라도 아카데미상을 줄 기회를 놓쳤다"라고 비판했다.
한국 영화는 2020년 작품,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4관왕을 올랐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앞서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2019년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에 들었으나,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한 바 있다.
<에브리씽> 10개 부문 후보... '아시아 돌풍' 계속
▲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스틸컷 ⓒ ABGO
그러나 '아시아 돌풍'은 올해도 이어졌다. SF 코미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씽')>는 작품, 감독, 각본, 편집, 음악, 주제가, 의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최다 후보 작품으로 올라섰다.
미국에서 제작했으나 아시아 배우들이 열연한 <에브리씽>은 다중우주(멀티버스) 세계관을 소재로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여성이 위기에 빠진 세상과 가족을 구한다는 줄거리다.
1980∼90년대 홍콩 영화 스타였던 말레이시아 여배우 량쯔충(양자경)은 아시아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인디아나 존스 2>에서 아역 배우로 출연했던 베트남계 미국 배우 키 호이 콴은 남우조연상 후보로 선정됐다.
량쯔충은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화계 동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전 세계 아시아인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독일의 반전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도 각각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에브리씽>과 최다 부문 수상작이 되기 위해 경쟁한다.
마블 히어로 영화, 드디어 연기상 후보 배출
▲ 영화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의 앤절라 바셋 ⓒ 마블
이 밖에도 최고 영예인 작품상 후보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물의 길>,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매버릭>,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그 매니저의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 <엘비스> 등이 올랐다.
AP통신은 "톰 크루즈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으나, 영화팬들을 다시 극장으로 데려온 공로를 인정받으며 <탑건:매버릭>이 작품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감독상은 자전적 영화 <더 페이블맨스>를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 <에브리씽>을 공동 연출한 대니얼 콴과 대니얼 셰이너트, <타르> 토드 필드, <슬픔의 삼각형> 루벤 외스틀룬드 등이 다툰다.
한편, 마블의 히어로 영화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를 배출하는 데 성공했다.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의 흑인 배우 앤절라 바셋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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