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마이티마우스, 그래플링 챔피언 상대로 관록 과시?

주짓수 장인 상대로 그래플링 매치 성사 가능성 유력

등록|2023.01.27 14:19 수정|2023.01.27 14:19

▲ ‘마이티마우스’ 드미트리어스 존슨 ⓒ ONE Championship 제공


원챔피언십 플라이급에서 활약중인 '마이티마우스' 드미트리어스 존슨(36·미국)이 동체급 세계 최고 그래플러 중 하나인 마이키 무스메치(26·미국)를 겨냥했다. 존슨은 지난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뷰에서 "무스메치와 경기를 치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색적인 것은 대결방식으로 존슨이 원한 것은 무스메치와의 그래플링 대결이다.

원챔피언십은 UFC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진을 만들어낸다. 종합격투기뿐 아니라 킥복싱, 무에타이, 서브미션 그래플링 챔피언 제도를 운용고 있다. 존슨은 2022년 8월 원챔피언십 종합격투기 플라이급 챔피언, 무스메치는 10월 원챔피언십 서브미션 그래플링 플라이급 챔피언이 됐다. 존슨 입장에서는 자신의 타이틀을 걸기보다는 무스메치의 타이틀을 욕심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성기가 지난 현재에도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존슨은 플라이급 역사상 최고의 파이터로 꼽힌다. 2012~2017년 UFC 챔피언전 12연승으로 종합격투기 플라이급 역대 최강으로 우뚝섰다. "예전의 존슨이 아니다"는 혹평이 들려오고 있음에도 그의 전적은 24승 4패 1무다. 한창 때인 2017년까지는 겨우 2패만을 허용하기도 했다.

타격과 그래플링에 고루 능한 스타일로 어떤 방향으로 싸우더라도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는 부분이 최대 강점이다. 24승 중 넉아웃승이 5회(21%), 서브미션승이 8회(33%), 판정승이 11회(46%)로 고른 밸런스를 자랑한다. 4패 또한 넉아웃패가 한 번 있을 뿐 나머지는 접전 끝에 판정으로 내준 경기다. UFC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을 때는 그야말로 극강의 포스를 자랑했는데 "존슨을 챔피언 타이틀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은 은퇴 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존슨 나름대로는 최대한의 실리를 취하려는 모양새지만 그라운드는 무스메치의 주영역이다. 2017·2018·2019·2021 국제브라질주짓수연맹(IBJJF) 세계선수권 금메달에도 알 수 있듯이 현존하는 최고의 주짓떼로 중 한 명이다. 나이상으로 한창 때인지라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점에서 존슨의 최적의 상대다.

전성기가 지난 상대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훗날에는 기록만 남는다. 역사에 남을 파이터를 상대로 승리를 추가한다면 큰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노장이기에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는 메리트도 계산에 넣었을 공산이 크다.

그간 무스메치는 계속해서 존슨과의 대진을 요청해왔다. 챔피언결정전 승리 후 "나는 항상 존슨과의 매치업을 꿈꿔왔다. 종합격투기의 전설과 대결을 펼치면 일반적인 서브미션 그래플링 경기보다 보는 눈도 훨씬 많을 것이다"고 말한 것을 비롯 지난 14일 타이틀 1차 방어 성공 후에도 다시 한번 대결하고 싶은 의사를 피력했다. 당시 존슨은 경기가 펼쳐졌던 태국 방콕 임택트 아레나 현장에 객원 해설자 자격으로 와있었다.
 

▲ ‘마이티마우스’ 드미트리어스 존슨(사진 왼쪽)과 마이키 무스메치 ⓒ ONE Championship 제공


매치업이 성사된다면 객관적 전력면에서는 무스메치 쪽으로 승산이 좀 더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존슨은 스탠딩, 그라운드에 고루 능한 올라운드 파이터다. 기본적으로 발이 빠르고 순간 움직임이 좋아 어떤 유형의 상대에게도 잘 맞춰서 대응이 가능하다. 스탠딩 대결에서는 사우스포와 오소독스 스탠스를 번갈아가면서 바꿔가며 변칙적인 타격으로 유효타 싸움을 잘한다.

신장은 작지만 로우킥과 프론트 킥을 잘 활용해 치고 빠지는 원거리 싸움에도 능하며 앞손 훅과 원투를 앞세운 압박능력도 좋다. 빰클린치에도 능해 상대의 중심을 자유롭게 흔들어대며 올려치는 니킥 또한 위력적이다. 그라운드 싸움에서도 상, 하위 포지션에 관계없이 좋은 움직임을 보여왔다. 상위 압박은 물론 하위에서도 다양한 가드포지션을 오가며 조금의 틈만 있으면 바로 서브미션 공격을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스메치는 순수 그래플링으로 공략하기에는 어려운 상대다. 존슨이 강했던 가장 큰 이유는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고르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과 체력을 앞세운 무한 진흙탕 싸움이었다. 하지만 타격이 배제된 상태라면 무스메치는 자신의 영역에서 게임을 풀어나가기가 상당히 쉬워진다. 더불어 존슨은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예전처럼 체력으로 상대를 질리게 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슨이 시합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자신의 노련미와 위기관리능력 등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직전 경기에서 무스메치의 다양한 패턴을 지켜보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지난 서브미션 그래플링 플라이급 타이틀전은 챔피언 무스메치 못지않게 도전자 간투무르 바얀두우렌(26·몽골)이 주목을 받았던 경기이기도 하다.

간투무르는 위험한 서브미션 공격에 걸렸음에도 항복하지 않고 12분을 끝까지 버티어내며 판정까지 끌고가는 투혼을 보였다. 거기에 대해 존슨은 "간투무르의 신체적인 탄력과 회복능력은 대단했다. 무엇보다 무스메치같은 서브미션 장인이 구사한 관절기를 버티어낸 다리의 유연성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 존슨은 그라운드 기술 향상을 위해 무스메치와 함께 운동을 한 인연도 있다. 그를 '주짓수의 마법사'로 극찬하며 "네가 관절기를 노리고 내 다리를 붙잡을 경우 난 바로 항복할 거다. 위험한 상대에게 내 유연성을 테스트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아직 두 사람의 매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진은 커녕 종합룰로 할지 그래플링 룰로 할지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매치업이 어떤식으로 진행되건간에 경량급 특유의 다양한 테크닉 공방전이 펼쳐지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 것이다는 사실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