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하이' BNK 김시온, 뒤늦게 찾은 신무기
[여자프로농구] 29일 하나원큐전 3점슛 4방 포함 20득점, BNK 단독 2위 사수
BNK가 안방에서 최하위 하나원큐를 완파하고 단독 2위 자리를 지켰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2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서 82-68로 승리했다. BNK는 올스타전 이후 안방에서 열린 3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져가면서 최근 5연패에 빠진 3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13승8패). 반면에 하나원큐는 시즌 두 번째 승리 이후 다시 3연패의 늪에 빠졌다(2승19패).
BNK는 주장 김한별이 16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가드 듀오' 안혜지와 이소희도 각각 16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12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 중에서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큰 BNK는 이날 벤치멤버의 활약이 돋보였다. 3점슛 4개를 포함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20득점을 올린 백업가드 김시온이 그 주인공이다.
BNK 가드 듀오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
BNK는 KDB생명 위너스 시절이던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동주여고의 포인트가드 안혜지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물론 당시 KDB생명에는 이경은(신한은행 에스버드)이라는 국가대표 가드가 있었지만 신장(164cm)은 작아도 빠른 스피드와 발군의 패싱센스를 갖춘 안혜지의 가세는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대단히 좋은 지명이었다. 실제로 안혜지는 이경은이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2018-2019 시즌부터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안혜지가 주전 첫 시즌부터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오르며 맹활약하던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국여자농구연맹의 위탁운영구단이었던 OK저축은행 읏샷은 전체 2순위로 인성여고의 가드 이소희를 지명했다. 이소희는 데뷔 초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지만 프로 3년 차 시즌이었던 2020-2021 시즌부터 BNK의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했다. 164cm의 안혜지와 170cm의 이소희로 구성된 '꼬꼬마 가드듀오'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안혜지와 이소희는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투지, 그리고 과감한 플레이를 앞세워 리그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실제로 안혜지는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번이나 어시스트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리그 최고의 '패스마스터'로 군림하고 있다. 슈팅가드로 자리잡은 이소희도 주전도약 후 매 시즌 득점력이 향상되더니 이번 시즌엔 득점 4위(18.05점)와 3점슛 1위(60개)를 달리며 리그 정상급 슈팅가드로 도약했다.
하지만 BNK가 자랑하는 가드 듀오에게는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작은 신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미스매치다. 안혜지와 이소희가 공격에서는 빠른 스피드가 커다란 장점이 되지만 수비에서는 상대팀의 큰 가드들과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박혜진(178cm)이나 박지현(183cm)처럼 골밑 플레이에 능한 장신가드들을 보유한 우리은행 우리원 같은 팀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안혜지와 이소희는 이번 시즌 각각 37분05초와 34분58초의 평균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매우 큰 선수들이다. 하지만 현역 시절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던 박정은 감독은 적재적소에 이 선수를 투입해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 BNK가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해 20분41초의 출전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175cm의 백업가드 김시온이다.
프로 9시즌 만에 커리어 최다득점 작성
상주여고 출신의 김시온은 2012년 추계연맹전 우승과 MVP, 2013년 대통령기 우승과 MVP를 차지하며 201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3년1월 선일여고의 신지현(하나원큐)이 한 경기 61득점을 기록하면서 급부상했고 결국 김시온은 신지현에 이어 전체 2순위로 KDB생명에 입단했다. 하지만 KDB생명에는 이경은이라는 에이스가 있었고 김시온은 프로 입단 후 4시즌 동안 평균 출전시간을 10분도 채 얻지 못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견딘 김시온은 5년 차가 되던 2017-2018 시즌 평균 18분32초를 소화하며 3.06득점2.03어시스트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7-2018 시즌이 끝나고 돌연 은퇴를 선언한 김시온은 동료들이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18-2019 시즌 농구계를 떠나 있었다. 다행히 2019-2020 시즌 BNK에 합류해 16경기를 소화했지만 이미 주전 가드 자리는 안혜지가 차지한 지 오래였다.
그렇게 김시온은 매 시즌 백업가드로서 경기당 10분 내외의 출전시간에 만족해야 했다. 2021-2022 시즌이 끝나고 생애 첫 FA자격을 얻은 김시온은 BNK와 계약기간2년,연봉6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이번 시즌 끈질긴 수비와 향상된 외곽슛을 앞세워 데뷔 후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실제로 김시온은 이번 시즌 박정은 감독에게 가장 신뢰 받는 식스우먼이다.
김시온은 29일 하나원큐전에서도 1쿼터 시작 3분 만에 한엄지와 교체돼 코트에 들어왔다. 하나원큐가 신장이 큰 팀이 아닌 만큼 BNK 역시 3명의 가드를 동시에 투입하는 '스몰라인업'으로 승부를 건 것이다. 이날 25분12초를 소화한 김시온은 하나원큐의 수비가 이소희와 김한별에게 집중되는 틈을 타 4개의 3점슛을 포함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하며 BNK의 승리를 견인했다.
하나원큐전에서는 3명의 가드를 동시에 투입한 작전이 잘 통했지만 우리은행이나 KB스타즈처럼 신장이 좋은 팀을 상대로는 안혜지와 이소희, 김시온을 동시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주전의존도가 심한 BNK에서 하나원큐전을 통해 김시온이라는 신무기를 발굴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박정은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이 많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2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서 82-68로 승리했다. BNK는 올스타전 이후 안방에서 열린 3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져가면서 최근 5연패에 빠진 3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13승8패). 반면에 하나원큐는 시즌 두 번째 승리 이후 다시 3연패의 늪에 빠졌다(2승19패).
BNK 가드 듀오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
▲ 김시온은 2018년 한 차례 농구계를 떠나 있다가 2019년 1년 만에 복귀한 바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BNK는 KDB생명 위너스 시절이던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동주여고의 포인트가드 안혜지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물론 당시 KDB생명에는 이경은(신한은행 에스버드)이라는 국가대표 가드가 있었지만 신장(164cm)은 작아도 빠른 스피드와 발군의 패싱센스를 갖춘 안혜지의 가세는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대단히 좋은 지명이었다. 실제로 안혜지는 이경은이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2018-2019 시즌부터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안혜지가 주전 첫 시즌부터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오르며 맹활약하던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국여자농구연맹의 위탁운영구단이었던 OK저축은행 읏샷은 전체 2순위로 인성여고의 가드 이소희를 지명했다. 이소희는 데뷔 초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지만 프로 3년 차 시즌이었던 2020-2021 시즌부터 BNK의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했다. 164cm의 안혜지와 170cm의 이소희로 구성된 '꼬꼬마 가드듀오'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안혜지와 이소희는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투지, 그리고 과감한 플레이를 앞세워 리그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실제로 안혜지는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번이나 어시스트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리그 최고의 '패스마스터'로 군림하고 있다. 슈팅가드로 자리잡은 이소희도 주전도약 후 매 시즌 득점력이 향상되더니 이번 시즌엔 득점 4위(18.05점)와 3점슛 1위(60개)를 달리며 리그 정상급 슈팅가드로 도약했다.
하지만 BNK가 자랑하는 가드 듀오에게는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작은 신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미스매치다. 안혜지와 이소희가 공격에서는 빠른 스피드가 커다란 장점이 되지만 수비에서는 상대팀의 큰 가드들과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박혜진(178cm)이나 박지현(183cm)처럼 골밑 플레이에 능한 장신가드들을 보유한 우리은행 우리원 같은 팀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안혜지와 이소희는 이번 시즌 각각 37분05초와 34분58초의 평균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매우 큰 선수들이다. 하지만 현역 시절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던 박정은 감독은 적재적소에 이 선수를 투입해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 BNK가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해 20분41초의 출전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175cm의 백업가드 김시온이다.
프로 9시즌 만에 커리어 최다득점 작성
▲ 김시온은 29일 하나원큐전에서 4개의 3점슛과 함께 데뷔 후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상주여고 출신의 김시온은 2012년 추계연맹전 우승과 MVP, 2013년 대통령기 우승과 MVP를 차지하며 201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3년1월 선일여고의 신지현(하나원큐)이 한 경기 61득점을 기록하면서 급부상했고 결국 김시온은 신지현에 이어 전체 2순위로 KDB생명에 입단했다. 하지만 KDB생명에는 이경은이라는 에이스가 있었고 김시온은 프로 입단 후 4시즌 동안 평균 출전시간을 10분도 채 얻지 못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견딘 김시온은 5년 차가 되던 2017-2018 시즌 평균 18분32초를 소화하며 3.06득점2.03어시스트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7-2018 시즌이 끝나고 돌연 은퇴를 선언한 김시온은 동료들이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18-2019 시즌 농구계를 떠나 있었다. 다행히 2019-2020 시즌 BNK에 합류해 16경기를 소화했지만 이미 주전 가드 자리는 안혜지가 차지한 지 오래였다.
그렇게 김시온은 매 시즌 백업가드로서 경기당 10분 내외의 출전시간에 만족해야 했다. 2021-2022 시즌이 끝나고 생애 첫 FA자격을 얻은 김시온은 BNK와 계약기간2년,연봉6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이번 시즌 끈질긴 수비와 향상된 외곽슛을 앞세워 데뷔 후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실제로 김시온은 이번 시즌 박정은 감독에게 가장 신뢰 받는 식스우먼이다.
김시온은 29일 하나원큐전에서도 1쿼터 시작 3분 만에 한엄지와 교체돼 코트에 들어왔다. 하나원큐가 신장이 큰 팀이 아닌 만큼 BNK 역시 3명의 가드를 동시에 투입하는 '스몰라인업'으로 승부를 건 것이다. 이날 25분12초를 소화한 김시온은 하나원큐의 수비가 이소희와 김한별에게 집중되는 틈을 타 4개의 3점슛을 포함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하며 BNK의 승리를 견인했다.
하나원큐전에서는 3명의 가드를 동시에 투입한 작전이 잘 통했지만 우리은행이나 KB스타즈처럼 신장이 좋은 팀을 상대로는 안혜지와 이소희, 김시온을 동시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주전의존도가 심한 BNK에서 하나원큐전을 통해 김시온이라는 신무기를 발굴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박정은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이 많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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