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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주역' 김택형 입대, SSG 불펜 공백 누가 메울까

[KBO리그] 외부 전력 보강 없는 SSG, 시험대에 오른 불펜

등록|2023.01.31 14:04 수정|2023.01.31 14:04
왕좌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SSG 랜더스의 목표는 올해도 '우승'이다. 다만 올겨울 이렇다 할 외부 전력 보강이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외국인 선수 3명 모두 신규 영입한 것 이외에는 팀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없다. 오히려 투수 이태양(한화 이글스)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했고,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해 합격 통보를 받은 투수들이 자리를 비운다.

특히 SSG는 10개 구단 가운데서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 김건우, 김택형, 장지훈, 전영준, 조요한까지 모두 1군에서 공을 던진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다. 5월에 입대하는 전영준을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투수는 지난 16일 훈련소로 향했다.
 

▲ SSG는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던 김택형 없이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 SSG 랜더스


2년간 묵묵히 공 던졌던 김택형

역시나 눈에 띄는 이름은 '좌완 파이어볼러' 김택형이다. 그는 SSG로 팀명을 바꾸고 나서 가장 많이 등판했던 투수다. 총 123경기(2021년 59경기, 지난해 64경기)에 등판했고, 2년간 135⅔이닝을 소화했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팀이 시즌 막바지까지 5강 경쟁을 펼친 2021년, 김택형이 팀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컸다. 6월부터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던 그는 9월 이후에만 22경기에 등판해 27이닝 1승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으로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59경기 75⅓이닝 5승 1패 4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2.39였다.

구원투수들의 기복이 컸던 지난 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로서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왼쪽 전완근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기간도 있었지만, 두 자릿수 세이브(17홀드)-홀드(10홀드)를 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무려 5경기에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두 팀의 희비를 가른 5차전, 팀이 0-4로 지고 있던 7회초에 구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택형의 무실점 투구로 분위기를 반전한 SSG는 8회말 최정의 투런포, 9회말 김강민의 끝내기 3점포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시리즈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활약상이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김택형이 중심을 잡지 못했다면 SSG는 통합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 불펜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하는 SSG 김원형 감독 ⓒ SSG 랜더스


통합 2연패 도전, 키를 쥐고 있는 불펜

그랬던 김택형이 올핸 랜더스필드 마운드에 설 수 없다. 게다가 김택형 못지않게 2년간 많은 경기에 나섰던 장지훈(2021년 60경기, 지난해 40경기),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던 조요한도 같은 이유로 잠시 팀을 떠난 상태다.

선발진만 보면 고민이 없다. 외국인 투수와 커크 맥카티와 애니 로메로, 김광현, 오원석에 선발 경험이 풍부한 박종훈과 문승원도 로테이션을 돌 수 있다. 최대 6선발까지도 가능하고, 좌완투수만 넷이나 된다.

불펜의 사정은 정반대다. 지난해 50경기 이상 등판한 서진용(68경기), 최민준(51경기), '베테랑 듀오' 노경은-고효준 이외에는 확실하게 '상수'라고 할 수 있는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 대비 없이 시즌에 들어간다면 과부하가 올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선발투수들의 몫이다. SSG 입장에서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결국 선발 경쟁을 펼칠 투수가 불펜에 힘을 보태거나 기존에 있던 투수들이 분발해야 군입대한 투수들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통합 2연패 도전을 위해서 SSG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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