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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글' 쓰기 위한 단 3가지의 조언

등록|2023.02.01 17:04 수정|2023.02.01 17:04

▲ 해낼 거야! ⓒ 언스플래쉬


지난 글 기억하시나요? (관련 기사 : '잘생긴' 글, 나도 쓸 테야! https://omn.kr/22dl4)

그래서 잘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쓴 글의 정의를 알았다면 이제는 잘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야겠습니다. 첫 번째, 글 쓰는 목적부터 파악하기입니다.

1. 글 쓰는 목적부터 파악하라 

글은 곧 전달이라고 했습니다. 나누고 싶다, 이야기하고 싶다,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내 믿음이 글이 되어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으로 우리는 글을 쓰고 세상에 전달하곤 하죠. 전하고 싶다는 욕망은 글 쓰는 동력에 해당합니다. 우리를 쓰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쓴 글'이란 무엇이며 그렇다면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논하는 중이었습니다. 그저 쓰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채 이 글을 읽고 계신 거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잘 쓴 글, 즉 '잘 전달된 글'이 되기 위해 쓰는 동력만으론 부족합니다. 전제가 하나 빠졌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무엇을'입니다(썰렁 개그는 아닙니다). 즉 '전달할 무엇'부터 명확히 하고 써야 합니다. 수신자 마음에 씨앗 하나 심으려면, 우선 어떤 씨앗을 뿌릴지부터 분명히 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

감정과 지식. 글이 전하는 바는 크게 둘로 나눕니다. 감정적 측면은 웃음, 눈물 같은 거겠고, 지식적 측면은 정보나 지식 따위겠지요. 그렇게 전달하고자 하는 무엇은 크게 '감정'이나 '지식'이 될 겁니다(참고로 메시지와는 다른 차원의 전달을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메시지는 이 안에서 뽑혀 나오는 한 문장일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글 쓰는 목적, 즉 전달할 씨앗이 되겠지요.

전달할 세부 사항은 글마다 다를 겁니다. 수신자에게 감동을 전하겠어, 수신자에게 지적 고양을 전하겠어... 무엇이든 좋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수신자에게 전달할 무언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무엇도 전달할 수 없다는 것, 그게 몹시 중요합니다. 결국 전달력은 전달할 것을 점 하나로 시작해 쏘아올리는 힘 같은 거니까요.

2. '수신자가 내 글을 읽고 어떻게 변화하길 바라는지'

우리는 변화하기 위해 독서를 합니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저자 사사키 아타루는 그래서 독서를 혁명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그이는 어떤 변화를 기대하며 여러분 글로 책으로 손 뻗었을 겁니다. 감정의 변화였을 수도 가설의 정정이었을 수도. 그러한 그들의 필요를 인지하며 이번엔 반대 측, 즉 발신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까요.

수신자(독자)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그것이라면, 발신자는 그것을 마련한 상태여야 합니다. 무엇이냐고요. 바로 이 글을 수신한 그에게 작은 변화라도 생기길 바라는 마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행동까지 이끌 것이라는 확고한 태도를요.

다시 말하지만 어벌쩡 두루뭉술하게 글을 쓰면요. 어느 누구도 여러분 전하고 싶던 그 이야기를 수신할 수 없을 겁니다. 더군다나 말이 아니라 글이라 말이죠.

수신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행동을 하기를 바란 채 글을 쓰면요, 글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 추가로 무엇을 쓰면 좋을지, 빼면 좋을지, 그 구분이 명확해지거든요. 분명한 기준을 만든 셈이니까요.

여기서 끝은 아니지요. 마지막 실전 팁입니다. 전달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글 기술이 있습니다. 전달력을 높이는 장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여럿 있겠으나 제가 생각하는 대표적 세 장치입니다.

3. 전달력 향상을 위한 글쓰기 기술을 습득하면

1) 묘사 : 전달이 어려운 이유는 묘사 훈련이 부족해서 일 수 있습니다. 가령 그때를 회고하며, 독자에게 내가 본 그 장면 고스란히 영사해 주고 싶은데 막상 글로 쓰자니 좋았다, 멋있었다, 행복했다, 로 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면 아무렴 전달력이 후두둑 떨어질 수밖에요.

특히 회고록이나 지난 경험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분은 글로 묘사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재벌집 막내아들> 송중기씨 백날 잘생겼다 한들, 적확한 묘사만한 전달은 없을 겁니다.

2) 비유 : 마찬가지로 비유도 전달력을 높이는 데 크게 한몫합니다. 비유인 즉 '빗대어 표현'한다는 의미입니다. 굳이 빗대어 표현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때문인데요. <기획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아타카 가즈토(곽지현 역)은 그의 책에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의 뇌신경계 구조에서 비롯된다. 뇌는 컴퓨터에서 말하는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에 해당하는 기억장치가 없고, 신경이 서로 연결만 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신경 사이의 연결이 기본적인 이해의 근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별로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정보 사이에 연결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우리의 뇌는 큰 임팩트를 받는다. '사람이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두 개 이상의 다른 기지(旣知)의 정보에 새로운 연결을 발견한다'는 것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비유는 그래서 효과가 좋습니다. 나의 이해와 타인의 이해를 접속하게 도와주거든요. 이해가 높아지면 전달력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마련이고요.

"욕망하는 만큼 잘하게 된다."

결국 잘 쓰인 글은 잘 쓰고 싶어 안달났던 사람들이 써내더랍니다. 뭘까, 그래서 뭘까, 더 나은 답은 없을까, 이렇게도 해볼까 저렇게도. 집념을 머리에 받들어 결코 내려놓은 적이 없던 그들이, 무엇이든 해내더라고요.

내가 만난 이들은 꼭 그랬더랍니다. 적어도 이 글을 클릭한 여러분도 그들 중 하나이리라는 믿음으로 진짜 전달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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