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서 시작한 커플 이야기... 이상하게 설렌다
[미리보는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관련 이미지. ⓒ (주)26컴퍼니
이 영화 시작부터 권태기에 처한 커플이 나온다. 대학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남녀는 서로에게 지친 듯 모난 말을 쏟아내기 일쑤고. 그렇게 상대를 보는 눈빛엔 애정보단 측은함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라는 제목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듯 두 남녀는 만남의 끝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상태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준호(이동휘)와 그런 연인을 지원하기 위해 미술가의 꿈도 포기한 채 직업전선에 뛰어든 아영(정은채)의 시선을 오가며 진행된다.
▲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관련 이미지. ⓒ (주)26컴퍼니
▲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관련 이미지. ⓒ (주)26컴퍼니
이것이 아마도 인생의 한 부분 아닐까. 이별을 택한 두 사람은 자신을 좋아해주는 또다른 상대를 만나거나 스쳐지나간다. 그러다 문득 전 연인에게 빌려준 물건을 빌미로 잠시간 재회한다. 잡아먹을 정도로 서로를 겨누던 감정의 날은 무뎌져 있다. 이별 이후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또한 많이 성장했음을 이런 장면으로 암시한다.
단편 <병구> <증발> <바겐 세일 킬러> 등으로 재기발랄한 유머와 상황의 역설을 포착해온 형슬우 감독은 이번 영화로 장편 연출에 도전장을 내게 됐다. 100여 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담긴 이별한 남녀의 모습이 처연한 게 아니라 사랑스럽다. 그래서 응원하고 싶어진다.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어쩌면 만남 그 자체가 아니라 만남 이후 자신을 바라보고 반성하는 태도 아닐까.
우린 그 이별 이후 얼마나 성장했고, 나은 사람이 되었을까. 영화 속 배우 이동휘와 정은채, 정다은, 강길우의 여러 엉뚱한 모습에 웃다가도 극장을 나오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질 법하다.
한줄평: 지금 이 시기에 딱 필요한 소소한 로맨스물
평점: ★★★☆(3.5/5)
영화 <어쩌면 우린 이별했는지 모른다> 관련 정보 |
각본 및 감독: 형슬우 출연: 이동휘, 정은채, 강길우, 정다은 제작: ㈜26컴퍼니 배급: ㈜영화특별시SMC 러닝타임: 103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3년 2월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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