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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담보 변전소, 경남 남해 심천마을 발전 저해"

한전 측 고위직 군청 방문에 대책위 시위 ... 한전의 제한적 4자협의체 수용 거부

등록|2023.02.06 10:11 수정|2023.02.06 10:11

▲ 장 군수의 정승일 한전 사장 면담요청에 한전이 국·처장급 직원들을 파견했다. 이들이 간담회를 갖는 동안 변전소이전대책위가 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남해시대


설날 연휴가 끝난 지난 1월 25일 군청 앞에 50여 명의 경남 남해군 남해읍 심천마을 주민이 '변전소 이전 즉각 시행하라!'란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와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추운 날씨에도 이들이 모인 이유는 남해군청을 방문한 한전 측에 주민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목숨 담보 변전소, 마을 발전 저해"

장충남 남해군수가 심천마을 변전소 이전 건으로 한국전력 본사를 내방해 정승일 사장을 면담하겠다는 의사를 한국전력 측에 밝히자, 한전이 이를 만류하고 한전 국·처장급 인사들을 남해로 파견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심천변전소이전대책위(위원장 김충남, 이하 대책위)가 긴급히 주민들을 모아 군청 앞에서 변전소이전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날 결의문 낭독에 나선 김충남 위원장은 "50여년 간 내 부모와 형제, 이웃이 고통받아왔다. 고통과 목숨을 담보로 세워진 변전소는 그간 마을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우리 자손에게 절대 이런 환경을 물려줘선 안 된다"고 말하며 즉각적인 변전소 이전과 마을주민과 한전, 남해군과 경남도가 참여하는 4자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한전본사와 경남도의회 등을 방문했고 10월에는 요구사항 이행을 촉구하며 군청까지 가두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한전, 군에 4자협의체 제한적 수용가능 입장 전달

한병준 한전본사 송변전운영처장을 비롯해 부산·울산본부, 경남본부 등에서 방문한 한전 측 10여 명이 장충남 군수와 만나 진행한 면담 내용에 대해

남해군청 경제과 박수열 에너지팀장은 한전 측과 장충남 군수가 만나 진행한 면담 내용에 대해 "우리 측 요구사항에 대해 한전 측에서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한전은 변전소 이전비용으로 추정되는 270억여 원을 부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고, 송전법상 근거가 없는 마을 지원도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면서도 "4자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이전문제를 뺀, 변전소 관련 민원이나 마을 지원을 위한 협의체라면 참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장 군수는 한병준 운영처장에게 정승일 한전 사장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재차 전달했다고 한다. 

한전, 대책위에는 4자협의체 참여 구두 약속

한전 측은 면담 이후 대책위와 주민들을 별도로 만났다. 정재협 대책위 자문위원의 말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한병준 처장으로부터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즉시 움직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대책위는 한전 측의 이전 문제를 뺀 제한적인 참여 의견을 일축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불합리한 송전법상 마을지원에 관해서는 김두관·하영제 국회의원 양측에 심천 변전소 상황을 전달하고 법률 정비와 행동을 요구한 상태다. 정 위원은 "이전을 위해 마을 부지 제공도 제안했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행동할 것이며, 청와대까지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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