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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안철수와 함께 못한다?... "그런 발언 나오지 않았다"

익명의 초선 의원, 언론에 "나경원, 안철수 연대 불가 말했다" 주장... '윤핵관'의 언론 플레이?

등록|2023.02.06 18:34 수정|2023.02.06 18:34

▲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힘의힘 당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힌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내가 (연대를) 안 하면 안 했지, 안철수 의원과 함께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 <머니투데이> 보도 중 나경원 전 국회의원의 발언

"오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초선 의원 9명의 만남에서 안철수 의원에 대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음을 알린다." - 나경원 전 의원 측 언론 공지

나경원 전 의원 측이 6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의원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자리에 참석한 초선 의원의 '전언'이 보도되자, 황급히 정정에 나선 것이다.

<머니투데이>는 이날 오후 "[단독] 나경원, 초선들 만나 '내가 안철수랑 어떻게 함께 가겠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 익명의 초선 의원의 발언을 보도했다. 해당 의원은 매체와의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계속 주변에서 전당대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득을 하니 본인도 마음이 많이 변한 것 같았다"라며 "본인도 '내가 안 하면 안 했지 어떻게 안철수 의원과 함께하겠나'라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나 전 의원 측은 기자들에게 "<머니투데이> 기사, 안철수 의원 관련 발언 사실이 아님을 알린다"라고 공지했다. 나 전 의원 측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른바 '친윤계' 의원들의 '언론 플레이' 일환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성명서로 나경원 비난했던 초선들, 직접 찾아가 위로 전해

6일 나경원 전 의원과 초선 의원들 사이의 만남은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논란으로 내홍을 겪는 와중에 마련된 자리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UN기후환경대사 자리를 맡고 있는 와중에, 국민의힘 전당대회 차기 당대표 출마 여부를 고민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크게 앞서자, 용산 대통령실과 '윤핵관' 그리고 친윤계 의원들의 집중 견제가 시작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초선 의원들 48명이 성명서까지 내걸고 나 전 의원들 비난했다(관련 기사: 국힘 초선 48인 "나경원, 대한민국서 추방해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 용산부터 여의도까지 진퇴양난에 빠진 나 전 의원은 결국 숙고 끝에 출마를 포기했다.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 유승민 전 의원에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이 찍어내기 대상이 된 모양새였다.

그러자 역풍이 불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자 되레 안철수 의원이 지지율 상승세를 탄 것.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일대일 결선은 물론이고 다자구도에서도 김기현 의원을 누르는 결과들이 여럿 나왔다. 그러자 김기현 의원이 초선 의원 일부와 함께 가족여행을 떠난 나경원 전 의원을 만나러 강원도까지 간 데 이어, 6일엔 초선 의원들이 서울 동작구 사무실까지 찾아갔다.

이는 나 전 의원과의 연대를 통해 다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자리에 참석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 9명 중 8명은 '나경원 비난 성명'에 이름을 올렸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실제로 나 전 의원이 안철수 의원 관련 언급을 했다면, 최소한 안철수-나경원 연대가 부정되면서 안철수 의원에게 몰린 지지율 일부가 빠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기현 의원으로서는 큰 도움을 받게 되는 셈이다.

김용태 "개그콘서트의 부활, 창피하지 않은가?"

나경원 전 의원 측이 '안철수' 관련 발언을 부인하고 나서자, 윤핵관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이를 꼬집고 나섰다.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그야말로 '개그콘서트의 부활'"이라며 "도대체 나경원 전 의원이 하지도 않았다는 말을 언론에 흘린 익명의 초선 의원은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왜 굳이 익명으로 인터뷰를 하시는지부터 모르겠고,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는 건 무슨 추태인가? 창피하지 않으신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선관위에 건의드린다"라며 "현역 국회의원들의 당헌당규 위반에 계속 가만히 있을 거면, 그냥 선거운동을 하게 하자. 어차피 당원들께서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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