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일요일 밤을 물들인 무채색 몽환계

[현장]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두 번째 내한 공연

등록|2023.02.07 11:09 수정|2023.02.07 11:09
선정적인 노랫말을 감싸는 나른한 사운드스케이프. 알싸한 밴드명처럼 묘한 대조가 청춘을 홀렸고 한 곡만 들어도 이름을 떠올릴 정도의 개성을 확립했다. 뿌연 안개 같은 드림 팝으로 칠(Chill)한 분위기를 공급하는 시가렛 애프터 섹스가 지난 2월 5일, KBS아레나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 시가렛 애프터 섹스 콘서트 ⓒ 염동교


중성적이고 섬세한 그렉 곤잘레스의 음색이 청중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멘트는 간소화한 채 오롯이 음악에 집중한 75분은 'K'와 'Apocalypse'같은 대표곡부터 최근 싱글 'Pistol'까지 밴드의 궤적을 담았다.
 

▲ 시가렛 애프터 섹스 콘서트 ⓒ 염동교


과하지 않은 무대 연출이 밴드 특유의 쿨함과 맞닿았다. 달빛 부서지는 파도(Crush)와 휘날리는 눈발(K), 초록빛 오로라(Apocalypse)가 신비감을 조성했다. 누벨바그의 대표 배우 안나 카리나(Cry)와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프랑스와즈 아르디(Sweet)의 클로즈업이 감성을 증폭시켰다.
 

▲ 시가렛 애프터 섹스 콘서트 ⓒ 염동교


영미권 차트에서의 히트곡은 없지만 이들의 노래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상당한 누적 스트리밍 횟수를 보여준다. 그만큼 마니아가 단단하다는 방증이다. 시가렛 애프터 섹스가 그려낸 무채색의 몽환계에 일요일 밤이 물들어갔다.
 

▲ 시가렛 애프터 섹스 콘서트 ⓒ 염동교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