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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예능감, 르세라핌 사쿠라의 매력

[리뷰 tvN 제작 <겁도 없꾸라>, 엉뚱함-재치로 웹예능 재미 유발

등록|2023.02.08 14:00 수정|2023.02.08 14:00
 

▲ tvN 유튜브 웹예능 '겁도 없꾸라'의 주요 장면 ⓒ CJ ENM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 중 아이돌을 찾아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 중 하나였다. <강심장>, <스타킹>, <세바퀴> 등 단체 패널이 필요한 자리를 채우는 건 주로 그들의 몫이었고 소녀시대, 카라, 슈퍼주니어, 비스트 등 한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그룹들만 해도 이런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빛나는 예능감을 자랑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TV 예능에선 아이돌 출연진의 비중이 예전 같지 않다. 가족 중심 관찰 예능, 연애 예능, 상담 예능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면 딱히 고정 혹은 초대손님으로 등장할 공간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과거에 비해 대폭 확대된 해외 활동을 감안하면 매주 고정 출연 예능을 택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대신 <튀르키예즈 온더 블럭>, <문명특급> 등 각종 웹예능에서 이들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TV 매체 대비 일정 잡는 데 용이한 데다 팬덤의 든든한 지지, 짧은 분량, 시즌제 제작 등 나름의 장점을 지니면서 재능 많은 아이돌들은 기존 예능인 못잖은 웃음을 선사하곤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수요일 공개되는 tvN 제작 <겁도 없꾸라>의 주인공 미야와키 사쿠라(르세라핌)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일본 HKT48 출신 '프로 데뷔러'​
 

▲ tvN 유튜브 웹예능 '겁도 없꾸라'의 주요 장면 ⓒ CJ ENM


외국인들의 국내 예능 출연은 이제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쿠라의 경우는 일본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상태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활동하고 있다는 데 특이점이 있다. 

​2011년 일본의 인기 걸그룹 AKB48의 자매팀 HKT48의 멤버로 연예활동을 시작한 사쿠라는 2018년에는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 멤버로 두번째 데뷔를 하면서 한국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해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로 재데뷔하며 '프로 데뷔러'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 2019년 올리브 <모두의 주방> 이후 두번째 고정 출연이자 첫 단독 예능 <겁도 없꾸라>에서 사쿠라는 전례 없는 예능감으로 구독자들을 웃음짓게 만들고 있다. 우리말 발음이 정확한 편은 아니지만 5년 전 <프로듀스48> 당시와 비교해 일취월장한 한국어 실력은 이 프로그램을 혼자 이끄는 사쿠라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전문 예능인 못잖은 입담으로 눈길 ​
 

▲ tvN 유튜브 웹예능 '겁도 없꾸라'의 주요 장면 ⓒ CJ ENM


르세라핌의 데뷔곡 'Fearless'와 사쿠라의 한국 애칭 '꾸라'를 적절히 조합한 제목 <겁도 없꾸라>는 웹예능의 기본 소재인 '체험하기'가 중심을 이룬다. 김장김치 담그기부터 붕어빵 만들기,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기, 액션 연기 도전하기, 제빵 배우기, 찜질방 체험하기 등 다양한 일을 초대손님과 즐겨보는 내용이 주다.

​종종 허술하고 엉뚱하면서도 능청맞은 사쿠라의 입담은 가장 큰 재미의 원천이다. 일본 현지에서 프로레슬링 체험을 해 봤기에, 액션과 호신술 등 쉽지 않은 도전에도 능숙하게 임한다. 강남, 주우재, 김동현 등 처음 만난 예능인들과도 티키타카식 호흡을 맞추면서 예능 유망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부터 친분을 쌓아온 AKB48 출신 쥬리(로켓펀치)와는 한국어로 각종 상황극을 벌일 정도로 이제는 전문 예능인 못잖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제작진과의 좋은 합, 재미의 숨은 공신
 

▲ tvN 유튜브 웹예능 '겁도 없꾸라'의 주요 장면 ⓒ CJ ENM


웹예능의 재미를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 중 하나는 제작진과 출연자의 좋은 호흡이다. <문명특급)(재재), <워크맨>(장성규), <할명수>(박명수), <미선임파서블>(박미선) 등 3-4년 이상 장기 방영중인 인기 웹예능들만 보더라도 MC와 제작진의 케미가 해당 프로그램의 재미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겁도 없꾸라>도 이와 비슷하다. 과거 <모두의 주방>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박상혁 CP의 기획력은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13살 어린 나이에 데뷔, 그룹 활동만 벌써 세번째인 사쿠라는 일본식 아이돌 생활과 한국식 아이돌 생활을 모두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MC 강호동을 상대로 쥐락펴락하는 말솜씨를 구사할 수 있었던 건 이와 같은 생활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 덕분이기도 하다. 화려한 무대 위 모습과는 정반대로 털털한 성격과 빈틈있는 행동은 그래서 더욱 사쿠라를 응원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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